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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9일 ‘오스프리 배치 반대 오키나와 현민대회’:
“아름다운 하늘에 군용기는 필요 없다”

지난 9일, 일본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기지에 미군 신형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가 배치되는 것에 반대해 10만 1천여 명이 붉은색 옷을 맞춰 입고 반미군기지·반오스프리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오키나와 주민뿐 아니라 ‘본토’에서 연대하러 온 학생들도 눈에 띄었고, 특히 노동조합들이 많이 참가해 전체 대열의 반수를 이뤘다.

오스프리는 계속되는 추락 사고 등으로 미국 〈타임〉지로부터 ‘하늘을 나는 불명예(A Flying Shame)’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군 자료를 보면, 지난 5년 동안 58건의 사고가 일어났고 미군 병사들 사이에서는 ‘미망인 제조기’로 불리기도 한다.

“원전도 오스프리도 필요 없다” 9월 9일 일본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기지에 미군 신형 수직이착륙기 오스프리가 배치되는 것에 반대해 10만 1천여 명이 붉은색 옷을 맞춰 입고 반미군기지·반오스프리 집회를 열었다. ⓒ사진 출처 일본 좌파 주간지 〈젠신〉

집회 참가자들은 “하와이에서는 소음, 안정성, 자연환경 등을 고려해 비행이 중지됐다”며 “주일 미군의 74퍼센트가 집중해 있는 오키나와에 위험천만한 오스프리를 배치하겠다는 것은 현민들의 압도적인 반대 의사를 무시한 비민주적 행태”라며 미국 정부를 강력히 규탄했다.

또, “[오스프리 배치에 대해] 뭐라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며 자국민의 생명보다 미일동맹을 중시하는 노다 정권에 대해서도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한편 집회에 불참한 오키나와 현 지사의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 한 배치에 반대한다”는 주장에 많은 참가자들이 야유를 보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시위대의 분노는 단지 ‘안전’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번 시위는 미국과 일본 등 제국주의 열강의 전쟁 놀이에 희생돼 온 일본 노동자·민중의 분노와 동북아시아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커지는 데 대한 불안감이 깔려 있다.

후텐마 기지에 오스프리를 배치하려는 계획은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군사적 견제가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편승하려는 일본의 보수강경파 세력이 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려고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오스프리는 댜오위다오 섬들을 중국이 무력 점거할 경우 이를 타격하는 데 이용될 것이다. 일본에서는 이런 군국주의 강화에 반대하는 행동들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일본의 대중적 반핵운동도 이번 대규모 반미군기지·반오스프리 시위에 영감을 줬을 것이다.

“반원전 20만 명 시위와 연대해 오스프리 배치를 반드시 저지하자”, “원전도 미군기지도 근본에서는 같다”, “우리도 후쿠시마와 한마음”이라는 시위 참가자들의 말처럼 지금 일본의 운동은 서로 갈마들며 발전하고 있다.

같은 날, 일본 각지에서 오키나와 시위에 연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도쿄에서 열린 ‘9·9 오키나와 현민대회 동시행동’에는 1만 1천여 명이 모여 국회를 포위했다. 이미 오스프리 12기가 임시 배치돼 있는 이와쿠니 시에서도 “원전도 오스프리도 필요없다”, “안보를 빙자한 살인을 멈춰라”, “남서제도[댜오위다오·오키나와 등을 포함한 일본 남서쪽 섬들]를 지배하지 말라”는 구호와 함께 ‘9·9 오키나와 연대, 함재기도 오스프리도 필요없다! 이와쿠니 집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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