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들이 사장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바로 고용허가제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고용허가제를 계속 개악해 왔습니다. 예컨대 계약 갱신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바꾸고, 3회까지 가능한 사업장 변경 기회를 사실상 의미 없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아예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완전히 박탈하는 지침을 만들었습니다.
이주노동자들이 그동안 참을 만해서 참은 게 아니었습니다. 정부가 제도를 더 나쁘게 바꿔도, 이를 제대로 알리고 싸우지 못하다 보니 참는 것 외에는 다른 도리가 없었을 뿐이었죠.
그런데 최근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에 대한 항의가 커지고, 무엇보다 이주노동자들이 직접 참여해 투쟁할 기회가 생기면서, 그동안 쌓인 분노가 하나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소수만이 싸우고 있습니다. 여전히 상당수는 정부를 비판하거나 노조에 참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무엇보다 두려움이 앞서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생각을 바꾸려 노력하고 있고, 더 많은 이주노동자들을 저항 운동에 동참시키려 애쓰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고용허가제 개악은 일부 노동자들에게만 해당됐지만, 이번에는 노동자 전체가 해당됩니다.
우리가 싸우지 않는다면, 정부는 이보다 더 나쁜 제도를 도입하려 할 것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도 우리는 더 많이 모여야 합니다.
우리는 누구의 권리를 빼앗으려고 싸우는 게 아닙니다. 우리를 그저 가난한 나라에서 온 불쌍한 사람으로 보지 말고, 한국노동자와 똑같이 정당한 권리와 대우를 받기 위해 싸우는, 또 그럴 권리가 있는 노동자로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서로가 더 잘 이해하고, 굳게 뭉쳐서 싸웠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