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꿰매도 아물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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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가끔 병원에서 진료할 기회가 있다. 토요일 소규모 작업장들이 늘어선 서울 성동구의 자그만 병원에 있다 보면 이 땅에 소외받은 자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많은 질환과 긴 처방일로 채워진 처방전을 가질수록 소외 정도가 큰 자들이다.
겨우 주말 점심시간을 할애해 올 수밖에 없고 언제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니 온갖 종류의 약을 최대한 길게 달라고 조르는 사람들. 그들은 다름 아닌 이주노동자들이다.

유해 환경에 얼마나 노출됐던지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호흡곤란과 피부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답답한 소리인 줄 알지만
자그만 개인 병원에서 조처할 수 없을 만큼 다쳐서 오는 사람들은 부지기수다. 마르크스가 말한
중간관리자나 사장과 함께 오는 경우는 더욱 가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