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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제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지회장:
“10월 26일 울산으로 달려 와 주십시오!”

박현제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지회장이 10월 26일(금)에 열리는 ‘현대차 울산공장 2차 포위의 날’에 함께할 것을 호소하는 글이다. 그런데 집회를 며칠 앞둔 24일, 박현제 지회장은 공장을 순회하며 조합원들을 만나고 노조 사무실로 돌아오다 동부경찰서 형사들에 의해 연행됐다. 회사 안에까지 경찰들이 들어와 연행해 간 것은 초유의 사태이고, 회사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끌어내려. 떨어트려 죽여 버려”

1만 4천 볼트가 넘는 철탑에 목숨을 걸로 오른 최병승 동지의 다리까지 올라온 현대차 자본의 용역경비에게 구사대가 살기어린 목소리로 외친 소립니다.

“철탑에서 내려오게 설득해달라. 내려오게 되면 바로 정규직 시켜주겠다”

천의봉 사무장의 홀어머니에게 찾아간 현대차 관리자와 하청업체 경보의 사장이 한 말입니다.

사람을 떨어트려 죽여버리라고 소리치고 홀어머니를 찾아가 ‘동료들을 배신하라’며 은밀한 거래를 하려는 것이 세계 4위 자동차 회사인 현대차 자본의 모습입니다. 1공장에서 같이 일했고 언제나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을 함께 고민했던 병승이, 지회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몇 날 몇 일을 고민하며 지회 사무장을 결의한 의봉이, 제가 정말 좋아하는 동생들입니다.

박현제 현대차비정규직 지회장이 ‘2차 울산공장 포위의 날’에서 "현대차 멈추는 투쟁을 반드시 조직하겠다. 11월 17일 3차 포위의 날에 연대해 달라.”며 발언을 하고 있다. ⓒ장한빛

최병승, 천의봉 두 동지가 10월 18일 1만 4천 볼트가 넘는 전기가 흐르는 고압철탑에 올랐습니다. 여름에 전개한 투쟁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저는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있어야 하고 현대차 3공장문 바로 앞 철탑에 오른 동지들을 보러 갈 수도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현대차 자본은 비가 올 것을 대비하여 농성자들의 안전을 위해 물품을 올리려 하자 이것조차 가로막고 있고 많은 동지들이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10월 18일 동지들이 철탑에 오른 후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제 눈으로 동지들을 볼 수 있다면 그나마 낫겠지만 그마저도 어려우니 매순간 긴장을 놓을 수 없어서 그런가 봅니다.

2010년 7월 22일 현대차 불법파견 관련 대법원 판결이 있었고 우리에게 희망이 생겼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에도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꿈적도 하지 않았고 25일 동안 추위와 배고픔에도 1공장 CTS공정에서 투쟁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승리하지 못하고 파업을 마무리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현대차를 상대로 싸우고 있습니다. 그동안 20명이 넘는 동지들이 구속되었고 160명이 넘는 조합원들이 해고되었습니다. 1,000명이 넘는 조합원이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올해 다시 한 번 더 힘을 내어서 투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에 다시 파업투쟁을 전개했습니다. 8월 20일에는 1공장 물류를 끊는 투쟁도 하였습니다. 정규직인 현대차지부 임단협이 마무리되고, 추석이 지나면서 많은 동지들이 힘들어하기도 합니다.

수천의 눈

3,000명 신규채용이 현대차가 언론에 떠들썩하게 내놓은 입장입니다. 제가 현대차를 만든 지 10년이 넘었는데 왜 신규채용입니까? 그 자리에서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간단합니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2015년까지 3,000명 신규채용을 하겠답니다. 2015년까지 3,000명에 들지 못하는 1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불법파견이 아니라는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입니다. 복잡한 말을 하지만 제 눈에는 또렷이 보입니다. 저들은 노동자들이 바보인 줄 아는가 봅니다.

저희들은 다시 투쟁을 하려고 합니다. 그 방법을 고민하던 최병승, 천의봉 동지가 다시 현장을 살리고 현장에 불을 지피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철탑 고공 농성에 돌입하였습니다.

10월 26일 2차 울산공장 포위의 날에 함께 해주십시오.

많은 분들이 꼭 함께해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가 8월에 파업으로 떨쳐 일어나 힘 있게 싸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현대차 울산공장 1차 포위의 날’에서 많은 동지들이 보여 준 연대의 힘 덕분이었습니다. “힘내라! 비정규직!” 동지들의 응원이 우리 조합원들에게 커다란 힘이 되었고, 8월 투쟁을 만든 원동력이었습니다.

지금 철탑 사수가 시급하지만 공장 밖 철탑을 지키던 조합원들에게 다시 현장으로 들어와 현장을 조직하자고 했습니다. 철탑 위의 동지들이 ‘고공농성은 예고편이고 수많은 현대차 비정규직 동지들이 현장에서 다시 싸우는 것이 본편’이라고 요청하기에 불안한 마음을 접고 현장을 조직하는데,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울산 공장이 멈출 수 있도록 현장을 조직하겠습니다. 올해 반드시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를 함께 승리로 만들고 이 땅의 900만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연대하고 함께 투쟁해서 희망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동지들께 직접 찾아가 연대를 호소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다시 한 번 더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10월 26일, ‘2차 울산공장 포위의 날’에 함께해 주십시오. 현대차가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모든 비정규직들이 정규직 전환하고 국민들에게 사죄하도록 만들겠습니다.

그리고 바램이 있습니다. 제가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철탑까지 걸어서 20분 거리입니다. 그 짧은 거리를 갈 수 없습니다. 제 눈으로 동지들을 보고 싶지만 볼 수가 없습니다. 10월 26일, 수천의 동지들이 저의 눈이 되어 주십시오. 저의 눈이 되어 두 동지들의 안전을 확인해주십시오. 10월 26일 현대차 2차 포위의 날 울산으로 달려와 주십시오.

2012년 10월 22일

천의봉, 최병승 동지를 사랑하는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장 박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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