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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사수와 MD 참가야말로 우리의 안전을 위협한다

“NLL 포기는 서울을 다 내주고 또 부산까지 더 내줘도 상관없다는 것”이라며 설치던 새누리당의 북풍몰이가 별로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박근혜 캠프 내에서도 “공세는 안 먹히고 피로감만 준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북관계를 오랫동안 통찰했던 고(故) 리영희 교수는 이미 1999년에 발표한 논문 ‘‘북방한계선’은 합법적 군사분계선인가?’에서 남한 정부와 우파를 향해 철두철미하고 날카로운 비판을 가한 바 있다.

리영희 교수는 “북쪽으로 이 이상 못 간다”는 뜻의 명칭이 시사하듯이, NLL(북방한계선)은 “남한 정부와 군부의 북한 공격 군사 도발 행위를 예방·저지할 (미국의) 긴급한 필요 때문”에 탄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군부대를 방문한 박근혜 이런 세력이 설칠수록 노동자·민중의 ‘안위와 안전’이 위험해진다. ⓒ사진 출처 박근혜 플리커

한국전쟁 당시 휴전 협상을 끈질기게 반대하며 두만강-압록강 선까지 확전을 고집했던 이승만은 당시 미국 정부에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어려움”을 줬다. 미국은 굶주린 사냥개처럼 날뛰는 한국 정부와 군부의 목줄을 단단히 조일 필요가 있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유엔군사령부는 한국 해군을 통제하기 위한 서해 “북방”한계선을 설정했다. 이것이 바로 정전협정에서는 전혀 합의된 바 없는, 남·북 쌍방이 인정한 군사분계선은 더더욱 아닌 NLL의 실체다.

리영희 교수는 현재 한반도 서해 해역 공간의 실질 군사분계선은 치열한 논란 끝에 결정되지 못해 오늘날까지 합법적으로 합의된 바 없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지난 10월 24일에 열린 제44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는 한미 양국은 “서북도서 및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의 북한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 연합연습 및 훈련을 지속 증진시켜 나갈 것”을 합의했다.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 국방장관 리언 파네타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미래 미사일방어(MD)를 양국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10월 30일 국방부가 그동안 기밀로 취급했던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요격 개념도를 발표하고 향후 MD 체제의 핵심 요격 미사일인 PAC-3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즉, 합법적 분계선도 아닌 NLL을 “수호하겠다”며 한미동맹과 호전적 조처들을 강화하고 미국 주도의 MD 동참까지 나아가려는 남한과 미국 지배자들의 속셈이 점점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는 “NLL 대답 못하는 야당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국가의 안위와 안전을 잘 지키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정치를 하는 목적”이라고 위선을 떨었다. 그러나 연평도 포격 사건 당시 ‘전쟁 불사’를 외치며 우리를 불안하게 한 박근혜와 새누리당은 평범한 노동자 민중의 ‘안위와 안전’과는 대척점에 있는 자들이다.

위험한 시도들

“NLL 수호 의지를 발전적으로 계승하겠다”는 문재인과 “NLL은 우리의 해상경계선으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안철수도 한심하다.

한편 진보정의당의 심상정 대선 후보가 “NLL은 내가 집권한다고 해도 실효적 지배가 유지될 선”이라고 답한 것도 “99퍼센트를 대변하겠다”는 진보 후보로서 실망스러운 답변이다. 우파들의 군사 안보 논리에 타협하면서 어떻게 99퍼센트가 겪는 전쟁의 불안을 막아낼 것인가?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대선 후보처럼 “NLL은 군사분계선이 아니다” 하며 정면 대결하는 게 맞다.

그동안 남한의 지배자들은 NLL 논란과 북한위협론을 발판 삼아 군사적 불안정을 부추겨 왔고 중미 간 제국주의적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오늘날, 그 시도는 더한층 위험천만해지고 있다.

서해상의 군사적 긴장을 중단시키고 전쟁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모든 제국주의적 조처에 반대하는 노동자·민중의 저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