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이 승리하려면 정치적 연대를 확대하는 것과 함께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도 중요하다. 다행히 현대차 정규직의 관심과 연대가 늘어나고 있다. 민주파 ‘현장조직’과 활동가들의 모금과 물품 후원이 이어지고 매일 열리는 농성장 촛불 집회에도 정규직 활동가들이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변속기사업부 소속 비정규직지회 활동가는 “정규직 형님들이 농성자들의 안부를 묻고 우리 투쟁이 잘 되길 바라는 정서”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잘 조직해서 더 큰 정규직 연대를 건설해야 한다. 그래서 불법파견 문제에 소홀했던 과거의 불명예를 씻어야 한다.

사측은 철탑 농성이 시작되자마자 “우리 직원(정규직) 전체 고용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분열 시도는 정규직의 고용불안 심리를 자극해 단결을 막으려는 것이다. 오히려 사측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의식적으로 차별하고 탄압하면서 정규직 노동자들을 통제하고 공격하는 데 활용했다.

사측은 신차 투입에 따른 여유인력이 발생하거나 시간당 생산대수(UPH)를 줄일 때 비정규직을 해고하면서 정규직의 노동강도 강화와 강제 전환배치를 시도했다.

〈조선일보〉는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정규직의 고용유연성까지 주문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현대·기아차가 호황을 누리고 있어 정규직에 대한 공격이 고용을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경제 위기가 자동차 산업으로 이어지면, 정규직 노동자들의 일자리까지 위협할 것이다. 쌍용차·한진중공업 등 과거 정리해고 작업장에서 보여 준 일관된 패턴은 비정규직을 공격하고 그 다음에 정규직을 공격한 것이다.

결국 사측은 이윤을 더 확보하려고 비정규직을 고용하지만, 정규직을 단속하고 통제하려는 무기로도 활용하고 있다. 원하청 분열로 이익을 보는 것은 사측이다.

따라서 철탑 농성을 계기로 재점화돼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지금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사측은 점점 확산되고 있는 사회적 지지도 부담스럽지만, 이것이 정규직으로까지 확산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할 것이다. 사측의 두려움을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

만약 정규직의 연대 속에 비정규직 투쟁이 승리하면 ‘정규직 이기주의’ 공격도 더는 먹히지 않을 것이고, 2013년 초 시범실시를 전후로 촉발될 가능성이 있는 불충분한 주간연속2교대제를 둘러싼 투쟁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