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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박근혜 방문 항의 시위:
박근혜의 ‘불통’ 본색이 드러나다

11월 15일 박근혜가 대학생들과 토크 콘서트를 한다는 이유로 건국대학교를 방문했다.

건국대는 1986년에 10·28 항쟁으로 독재에 맞선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는 곳이다. 이런 건국대에 박근혜가 조용히 방문하게 둘 수는 없었다.

박근혜는 자신의 지지자들과 경찰 등을 동원해 자신을 반대하는 학생과 쌍용차 노동자 들을 폭력적으로 밀쳐냈다. 이것이 박근혜 식 ‘소통’이다. ⓒ이미진

박근혜는 지금도 투표 시간 연장을 거부하고 MBC 김재철을 옹호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는 아직도 목마른 것이다.

게다가 박근혜는 최근 매우 기만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는 “경제민주화”를 말하는데 쌍용차나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외면한다. “국민대통합”을 외치지만 박근혜가 대변하는 것은 1퍼센트일 뿐이다.

그래서 노동자연대학생그룹 건국대 모임 회원들은 다른 학생 단체들과 함께 박근혜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기로 결정했다. 박근혜에 반대하는 이유를 명료하게 정리한 리플릿 1천 장을 학생들에게 배포했다. 학내 단체 12개에 함께 항의하자는 제안서를 보냈고, 기자 1백여 명에게 보도자료를 보냈다.

많은 학생들이 우리에게 지지를 보냈다. 우리가 운영하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에는 댓글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는지 토론이 벌어졌다. 박근혜에 반대하는 내용의 리플릿을 나눠 줄 때는 가던 길을 돌아와서 받아 가는 학생들도 있었고, 자신도 박근혜에 반대한다며 구체적 행동이 언제, 어디서 있는지 물어보는 학생들도 있었다.

당일 우리가 팻말 시위를 준비하고 있을 때, 한 학생은 자신이 직접 쓴 대자보를 들고 와 직접 참여하지 못하지만 이 대자보도 함께 게시해 달라고 부탁했다. 항의 시위를 준비하는 내내 어떤 방식으로라도 지지를 보내고자 하는 학생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강연이 시작되기 30여 분 전부터 우리는 “유신 독재 계승자 환영하지 않는다”,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는 아직도 목마르다”, “노동 없는 ‘경제민주화’ 기만 행위 중단하라”, “1퍼센트 대표자, ‘국민대통합’ 기만 말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팻말 시위를 시작했고, 학생들이 주변에 모여 우리의 시위를 지켜봤다.

한 학생은 “나도 함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며 우리를 응원했다.

폭행

그런데 우리가 팻말 시위를 하던 도중 박근혜 지지자들이 몰려와 “너희가 유신 독재를 아냐”며 우리의 팻말을 뺏어 찢고, 우리를 둘러싸며 밀고 입을 막는 등 폭행을 가했다.

나는 그들에게 되묻고 싶다. 건국대에서 건국대 학생들이 하고 싶은 말도 못 하게 하는 것, 이것이 ‘유신 독재’가 아니면 무엇인가.

박근혜 지지자들이 우리를 폭행할 때 경찰이 그 옆에 서 있었는데,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한 시민이 경찰들에게 항의했는데도 수수방관했다.

경찰은 박근혜 경호가 자신들의 임무라며 충돌 과정에서 강탈된 내 휴대폰을 찾는 데도 협조하지 않았다.

박근혜가 입장할 때 쌍용자동차 노동자들도 기습적으로 항의 시위를 했다. 우리도 함께 박근혜를 폭로하는 구호를 외쳤다. ‘소통’하겠다며 대학을 찾은 박근혜는 경찰을 동원해 노동자들과 우리를 건물 밖으로 폭력적으로 밀어냈다.

"문 닫힌 박근혜의 소통" 쌍용자동차 노동자들과 노동자연대학생그룹 건국대모임을 비롯한 건국대 학생 들이 박근혜의 건국대 방문을 반대하자, 경찰들이 이들을 건물 밖으로 쫒아내고 있다. ⓒ이미진

강연에서도 “학생들과의 소통”이 ‘쇼’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학생들은 직접 질문도 하지 못했고, 민감한 질문들은 사전에 제외됐다. 박근혜가 예쁘니, 나경원이 예쁘니 같은 역겨운 얘기 때문에 학생들은 헛웃음을 지었다.

우리는 앞으로도 박근혜에 맞서며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를 건설해 나갈 것이다. 박근혜는 우리의 항의 시위 때문에 도망치듯 대기실로 들어가야 했다.

박근혜가 어디를 가더라도 고개를 들지 못하게 모두 함께 투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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