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학교 청소·시설관리 노동조합(공공노조 서경지부 서울시립대분회)이 만들어지고 보름이 지나도 학교 당국과 용역회사는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으려 해, 노동자들이 규탄 행동에 나섰다. 10월 31일, 11월 1일 이틀간 학생들에게 현재의 상황을 알리고 지지를 호소하는 홍보전을 진행했고, 11월 6일에는 규탄 집회를 할 계획이었다.
이런 운동의 압력은 곧바로 성과로 나타났다. 열악한 노동조건과 3개월 초단기 계약으로 불안에 떨어야 했던 시설관리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마자 사측은 그들의 고용승계를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또 이제까지 두 번의 요청에도 나오지 않던 학교 사무처장이 11월 6일 집회가 예정된 당일 면담에 나와 노동자들을 위한 휴게실을 5개 늘리고, 안정적인 교섭을 위한 기구인 ‘노동안전실태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용역회사와 학교 측도 참석하기로 약속했다.
사무처장은 교섭 자리에서 ‘집회가 예정돼 있다면 이런 간담회가 무슨 소용이냐’며 면담 직후에 예정돼 있던 집회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실제로 면담이 이뤄지는 대학 본부 로비를 서울시립대 노동자들뿐 아니라 연대하러 온 다른 대학의 노동자들, 그리고 학생들이 가득 메우고 집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교섭이 시작되면서 예정된 집회는 조합원 총회로 대체됐지만 이런 투쟁의 압력 때문에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러나 교섭에 나온 용역회사 이사는 여전히 사장과 논의를 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교섭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고 있다. 학교 당국은 아직 악질 원청 관리자 교체와 인원 확충 등의 문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앞선 승리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총장님께 편지쓰기’와 ‘비정규직 없는 대학 만들기’ 등 학내 홍보전을 계획하면서 투쟁을 이어 나가려 한다.
서울시립대 학생들의 동참과 지지도 늘고 있다. 지난 홍보전 이후에 새로 당선한 차기 총학생회 등이 향후 청소·시설관리 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사회에서 비정규직 문제는 이미 전 사회적인 문제가 된 지 오래다. 이는 좁은 취업문과 높은 청년 실업의 벽에 허덕이면서 “눈높이를 낮춰”서 비정규직 일자리에 만족하라고 강요받는 우리 학생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서울시립대 청소·시설관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아낌없는 지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