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지도부 선거:
김정훈·이영주 후보를 지지하고 투쟁을 건설하자!
〈노동자 연대〉 구독
오는 12월 5~7일에 전교조 지도부 선거가 치러진다. 새 정부 첫 2년의 임기를 이끌 차기 전교조 지도부로는 상대적 좌파 후보인 김정훈·이영주 후보가 당선하는 게 바람직하다.
현 전교조 지도부와 같은 참실련(참교육실천연대) 경향인 황호영·남궁경 후보는 학교혁신을 위해 내부형 교장공모제 전면화와 학교자치제 도입을 최우선 교육 개혁 과제로 꼽는다. 내부형 교장공모제 전면화를 통해 승진제도를 혁파해 교단 분위기를 쇄신하고, 학교자치제 도입을 통해 교사를 학교운영과 학교혁신의 주체로 발전시켜 학교를 대대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구상이다.
좌파적인 목소리를 내 온 교찾사(교육노동운동의 전망을 찾는 사람들) 경향의 김정훈·이영주 후보는 일제고사, 교원평가, 성과급, 특목고 등 경쟁교육제도 폐지와 교육여건 개선 사업(학급 당 학생 수 감축(20명), 교원확충, 교원잡무 폐지, 수업시수와 수업일수 감축 등)을 핵심 과제로 꼽는다.
황호영·남궁경 후보가 제시한 최우선 개혁과제는 김정훈·이영주 후보보다 훨씬 제한적이고 추상적이다. 이것은 황호영·남궁경 선본이 ‘학교혁신 운동’을 기층 조합원들이 동참하는 대중투쟁이 아니라 새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이룰 수 있음을 강조한 것과 관련이 있다.
참실련 경향은 그동안 과도한 투쟁이 전교조 위기의 원인이라며 노조의 투쟁성을 거듭 비판해 왔다. 참실련은 전교조 지도부 선거 때마다 2003년 네이스 반대 연가투쟁과 교원평가제 도입 저지 투쟁 등 교찾사 경향이 주도한 투쟁을 비판해 왔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그 점을 부각한다.
일단, ‘과도한 투쟁’ 노선이 전교조 조합원 감소를 낳은 원인이라는 비판은 현실과 맞지 않다. 2006년 이래 전국 집행권을 계속 참실련이 장악해 왔고, 최근 몇 년간 참실련 경향의 지도부가 역점을 둔 활동은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에 맞서는 대중투쟁 건설이 아니라 혁신학교 사업과 의회 로비 활동이었다.
과거 전교조의 주요 투쟁에 대한 이런 식의 깎아내리기는 황호영·남궁경 후보가 정권교체시 민주당 정부와 협력을 통해 교육 개혁을 이루겠다는 구상과 맞물려 있어서 더욱 위험하다.
깎아내리기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의 역사는 전교조가 바란 교육 개혁을 포함해 노동계급 대중이 염원한 개혁을 배신한 역사였다. 특목고와 자사고 확대, 교원평가제와 성과급제 도입, 학교비정규직 확대, 사립학교법 후퇴 등은 모두 민주통합당 세력의 집권기에 있었던 일들이다.
우파들의 이데올로기·정치적 공격에 무기력하게 굴복한 노무현 정부와 그 세력들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개혁 후퇴의 책임을 엉뚱하게 투쟁적인 교사들로 돌리는 주장은 노동운동의 대의에도 어긋난다.
게다가 황호영·남궁경 선본은 이번 선거에서 김정훈·이영주 선본의 공보물을 공식 발표 전 몰래 불법적으로 입수했음이 드러나서 지탄을 받고 있다.
황호영·남궁경 선본은 진상 규명에 협조해야 하고, 노조 내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는 관행은 근절돼야 한다.
무엇보다, 교육 개혁을 위한 근본 동력은 아래로부터 노동계급의 투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전교조가 주도한 참교육 운동이 활성화된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는 1987년 6월의 대규모 항쟁과 7~9월 대중파업 물결로 사회 전반의 이데올로기·정치 지형이 좌선회한 시기였다. 당시 전교조 교사들의 운동은 그런 정치적 조건을 만든 노동계급 투쟁의 주도적 일부였다.
세계경제가 다시 악화하고 그 일부인 한국 경제도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의 교육 정책이 더욱 우경화하고 교사들과 전교조에 대한 공세도 앞으로 강화될 것이다. 박근혜는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 세력도 그들의 계급적 기반 때문에 한계를 보일 것이다.
따라서 투쟁 회피적 노선을 비판하면서 투쟁을 적극 건설함으로써 전교조의 위기를 극복하고 교육 개혁을 이루겠다는 김정훈·이영주 후보가 전교조 지도부에 당선하는 것이 향후 대중투쟁 건설에 이롭다.
김정훈·이영주 후보가 당선해 교과부의 교육 정책에 맞서는 교사들의 대중투쟁을 건설하고,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연대 활동을 적극 벌이기 바란다. 좌파 교사들은 김정훈·이영주 후보의 선거운동을 성공적으로 벌이면서, 예상되는 국가의 교육 부문에 대한 공격에 효과적으로 맞설 정치적·조직적 준비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