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 헌법은 통과됐지만 여전히 불안한 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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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대통령 무르시는 지난달 새 헌법 승인을 놓고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64퍼센트의 찬성표를 얻어 승리했다.
그러나 이는, 사람들이 헌법을 열광적으로 지지하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투표율은 32퍼센트였고 이는 지난 6월 대선보다 한참 낮다.
인구 2천만인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는 다수가 반대표를 던졌다. 마할라 산업단지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속한 나일 삼각주 지역의 가르비야 주에서도 반대표가 많았다.
투표를 앞두고 수주 동안 이집트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자본가와 군부의 이익을 위주로 삼는 무르시의 새 헌법에 반대했다.
수십만 명이 대통령궁을 에워쌌다. 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와 대통령궁 담벽은 반정부 낙서로 뒤덮였다. 무르시는 뒷문으로 출퇴근해야만 했다.
무르시는 이제 다시금 통제력을 회복하려 하지만 심각한 난관에 직면해 있다. 무슬림형제단 지도부 내에 갈등이 있다. 무르시가 임명한 부통령 마흐무드 메키는 지난달 사퇴했다.
한편 국민투표 기간 중에 이집트파운드의 가치가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무르시는 IMF한테서 생활필수품의 가격을 다시 올리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무르시는 투표에서 이기려고 가격 인상을 연기했었다.
부정투표 의혹도 파다하다. 유권자 수천 명이 투표소를 지키던 선관위원인 판사들에게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는데, 혁명 전에는 감히 상상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이집트 혁명적사회주의자단체의 지도적 회원인 사메 나기브는 이렇게 말했다.
“사태 전개와 무관하게 무르시는 심각한 위기를 겪을 것입니다. 야당은 새로운 세력들을 규합하고 있습니다. 전례 없는 규모로 콥트교도[이집트 토착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들이 정치에 뛰어 들고 있습니다. 무르시와 무슬림형제단은 야당 세력의 규모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노동자와 빈민은 현 정권이 자신들의 생활을 개선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여전히 갖고 있다. 그러나 무르시는 이들에게 물가 인상과 긴축만을 약속한다.
이러한 새로운 저항의 물결에 노동계급이 집단적으로 동참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투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파업들이 벌어졌다.
독립노동조합연맹은 새 헌법이 얼마나 반노동계급적인지를 설명하는 유인물 2백만 장을 작업장들에 뿌렸다.
사메 나기브는 또 이렇게 말했다.
“무르시가 저지른 실수는 자신이 계획하고 있는 공격이 어떤 것인지 미리 보여 준 것입니다. 예컨대 담배 가격의 대폭 인상과 같은 것들입니다.
“그러나 무르시에게는 이를 밀어붙일 힘이 없었습니다. 때문에 그는 가격 인상을 취소했지만 이제 다시 추진하려 들 것입니다. 이는 더 큰 저항을 낳을 것이고 새 헌법조차도 이를 막지 못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