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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의 꿈이 깨지는 박근혜의 나라:
해고를 중단하고 호봉제를 도입하라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을 경고하고 나섰다. 2013년 정부 예산에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호봉제 도입을 위한 예산이 모두 삭감됐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이게 ‘박근혜 표 민생 예산’이냐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1년을 일하든 10년을 일하든 똑같은 임금을 받기 때문에 오래 일할수록 정규직과 임금차별이 심해진다. 때문에 노동자들은 호봉제를 도입해 학교비정규직의 저임금과 차별을 완화하라고 요구해 왔다.

호봉제 예산은 모두 삭감했지만, 더 커진 노동자들의 힘을 쉽게 꺾지는 못할 것이다. ⓒ이미진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연말 역사적인 하루 파업과 투쟁을 통해 이런 문제를 쟁점화시켰다. 그래서 호봉제 예산 8백8억 원이 국회 교과위를 통과했는데 대선이 끝나자마자 모두 삭감해 버린 것이다.

이번 호봉제 예산 삭감과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해고는 박근혜의 동일노동·동일임금 적용, 공공부문부터 우선 정규직화 공약이 얼마나 기만적인지를 보여 준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제주에 해군기지를 건설하는 데는 2천억 원이 넘는 혈세를 쏟아부으면서 월급 1백만 원 수준의 여성 노동자들에게 물가인상율도 안 되는 월 5만 원 수준의 호봉제 비용은 그렇게도 아깝냐”며 “박근혜 당선자의 공약은 말뿐”이라고 비판했다.

‘복지예산 1백조’라고 생색내지만 부자 증세를 거부하고 다른 부문에서 예산을 대폭 빼 돌려막기를 하다 보니 진정으로 노동자들의 처지를 개선하는 데는 부족함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수차례 노동자들 앞에서 호봉제 통과를 약속하고서도 여당과 밀실합의 해 호봉제 예산을 삭감한 민주통합당도 믿을 만한 세력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 줬다.

노동자들은 인수위 앞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가며 새 정부에 맞선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노동자들이 해고 중단과 교섭을 요구하며 교육청 앞 농성을 벌이고, 방과후코디네이터 노동자들이 교육청으로 출근 투쟁을 벌이는 등 해고에 맞선 투쟁도 계속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5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거냐?”는 낙담의 목소리도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규모로 조직되고 첫 파업으로 학교비정규직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올려놓았던 것도 이명박 우파정부 때였다. 우파정부가 재집권한 상황이지만 지난 2년간 급속하게 성장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기세를 쉽게 꺾지는 못할 것이다.

새로 취임한 전교조 지도부도 연대를 약속하고 있고, 여론의 지지도 건재하다. 지난해 투쟁을 통해 노동자들이 얻은 경험과 조직, 그리고 더 커진 사회적 관심과 공감대는 올해 투쟁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

지난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성공적으로 싸울 수 있었던 비결은 학교비정규직 노조들의 단결과 단호한 투쟁, 그리고 사회적 지지·연대였다. 올해도 이런 점들을 살려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