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집권해 온 좌파 대통령 우고 차베스의 죽음이 임박했다는 추측이 나돌면서 베네수엘라는 정치적 위기에 휩싸여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승리한 뒤, 1월 10일 취임식을 갖고 6년 간의 새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취임식이 연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차베스는 지난해 쿠바에서 암 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후 심각한 호흡기 감염으로 쿠바의 병원에 입원해 있다.
베네수엘라 우파 야당은 심지어 차베스가 이미 사망했는데도 은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둥 법석을 떨고 있다.
애초에 차베스는 수십 년 동안 베네수엘라를 통치한 신자유주의 정당들에 대해 강한 반감에 힘입어 대통령이 됐다.
차베스 대통령이 사라질 경우, 베네수엘라는 상층부에서 권력 투쟁이냐 아니면 새로운 사회를 건설할 아래로부터의 대중 운동이냐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우고 차베스는 1998년에 대통령으로 처음 선출됐다. 차베스는 미국의 간섭에서 독립적일 것과 부패한 정부를 개혁할 것을 약속했다.
차베스는 석유공사와 거기서 나오는 이윤을 정부의 직접적인 통제 아래 두는 등 여러 차례 급진적 조치를 취했다. 차베스는 여기서 나온 수익을 사회 복지의 재원으로 삼았다. 일련의 조치로 인해, 차베스는 노동자와 빈민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2002년에 ‘사장들의 파업’과 쿠데타가 벌어지자, 수많은 가난한 베네수엘라 민중이 차베스를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그러나 이런 과정 속에서 새로운 엘리트들도 등장했다. 이런 관료들은 조금씩 대중 투쟁을 자제시켰다. 국가 권력이 차베스 수중에 집중되었다. 이 때문에 차베스 정부의 후계자들은 벌써부터 위기를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