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8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경북대병원분회가 비정규직 해고 노동자들의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칠곡 경북대학교병원 앞에서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칠곡 경북대병원은 개원 당시 ‘정부가 정규직 정원을 충분히 배정하지 않는다’며 진료 보조 업무 기능직을 외주화하려 했다. 그런데 노조가 이에 반대하자 일단 기능직을 임시직으로 채용한 후 추후 정부에게 정규직 정원을 확보해 이들을 정규직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경북대병원 측은 이런 약속을 완전히 무시했고, 최근엔 채용된 지 2년이 돼 무기계약직 전환을 앞둔 비정규직 노동자 40명 중 6명을 해고했다.
병원 측은 ‘대구 본원의 환자 수가 줄어 일부 정규직 정원을 칠곡 분원으로 이동하려 한다’며 해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병원 측의 주장은 기만적이다. 실제로는 본원의 환자 수가 이미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본원의 정규직 정원을 축소해 칠곡 분원으로 옮기면, 본원 노동자들은 노동강도가 지금보다 훨씬 더 가혹해질 것이다. 본원에 비정규직도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칠곡 분원의 비정규직 해고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병원 측은 2년 이상 일한 기간제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법망을 피하려고, 2년이 되자마자 이들을 해고했다. 2010년께 고용된 또 다른 노동자들도 고용 2년이 되는 오는 2~3월에 해고될 위험이 높다.
따라서 이번 투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칠곡 분원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본원 정규직의 노동조건을 지키기 위해서도 그렇다.
박근혜가 공공기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국립 경북대병원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다는 사실은 민생을 살피겠다는 지배계급의 약속이 거짓에 불과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준다.
반갑게도 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해고 사태에 한결 같은 연대를 보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매우 모범적이다. 부당한 해고에 맞서 투쟁하는 경북대병원 노동자들에게 연대와 지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