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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비정규직:
“온갖 무시와 모욕을 참으며 일해 왔는데 해고라뇨”

박근혜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올해도 학교비정규직에 대한 대량해고가 자행되고 있다. 이에 맞서 지역별로 농성, 1인 시위 등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는 매년 비정규직 노동자 1만여 명이 해고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아래 글은 2월 13일 ‘학교비정규직 고용불안 해결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 발표된 노동자들의 절절한 해고 사례다.

저는 강남 구룡중학교에서 일하는 조리종사원입니다. 저희 학교는 현재 7명이 일하고 있는데. 이번에 학생 수가 13명 줄어서 저를 해고하겠다고 합니다.

저는 배치기준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현재 7명이 하던 일 중 밥, 반찬 조금 덜 한다고 일이 그렇게 많이 편해지지 않는다는 건 잘 압니다. 지금도 힘든데 7명이 하던 일을 6명이 하게 되면, 그 일을 어떻게 다 할지 걱정됩니다.

해고당하고 노조를 통해 교장을 만나러 갔더니, 행정실장과 교장은 서울시교육청에 가서 교섭을 하라고 하더군요. 아니 제가 교육청에서 잘렸습니까? 해고는 교장이 하고, 책임은 교육청이 져야 한다는 겁니까?

지난 1년간 정말 꾹 참고 일했습니다.

초여름에는 전기세 아낀다고 조리실에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아 온 몸을 땀으로 목욕하고, 한겨울에는 동상에 걸리건 말건 통풍이 중요하다며 문을 활짝 열어놓기도 하고, 1주일에 3~4번씩 전판에서 내뿜는 뜨거운 열기 속에서 조리를 하는 건 그래도 견딜 수 있었습니다.

하루에도 수십 번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윽박지르는 영양사, 50~60대 우리 조리원들이 영양사한테 밥을 떠다 바치는 것, “이봐요, 아줌마”로 불리며 무시당하는 것도 참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리원을 모두 도둑놈 취급하며 도둑질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쓸 땐, 너무나도 비참했습니다. 이런 걸 다 참아 왔는데, 해고라뇨?

전 제가 해고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년에도 아이들에게 맛있는 밥을 해 주고 싶습니다.

박근혜는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약속 지켜라 지난해 11월 9일 역사상 첫 파업에 나선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 이런 투쟁이 매년 반복되는 해고와 고용 불안을 끝장낼 힘이다. ⓒ고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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