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3일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가 또다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다. 2월 14일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고 박일수 열사 9주기 추모제’에서 하창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장이 이를 규탄하는 연설을 했다. 연설 내용 중 일부를 글로 옮겼다.
“2월 13일 아침 8시쯤 해양사업부 성광이엔지에서 57세의 하청노동자 한 분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사고가 발생하고 나서 업체 관리자들은 작업자들을 모아 놓고 ‘3미터 높이에서 추락사했다. 그러니 안전벨트를 반드시 착용하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나서 오후가 되자 ‘고혈압이다’, ‘심근경색이다’ 하고 말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측은 이런 수많은 의혹들을 뒤로 하고 일사천리로 영안실마저 삼산동으로 옮겨버리고 2일장을 치르려고 했습니다.
우리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하청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세 건 있었습니다. 엄연히 질식사이고 협착사인데도 개인 질병으로 마무리됐던 걸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배후에 현대중공업 자본이 있었다는 걸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고인을 기리고 열사 정신을 계승하는 것은 진실을 밝혀내고 원인이 무엇인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분명히 밝혀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박일수 열사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한 번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나누고, 2차 하청과 3차 하청을 나누고 있는 우리 현실도 돌아 보았습니다. 노동자가 하나가 안 됐는데 어떻게 인간다운 삶을 살겠습니까? 어떻게 저 악랄한 자본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실천하고 행동하고 단결하고 투쟁하는 것만이 열사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노동해방 세상을 위해서 동지들과 함께 끝까지 함께하도록 하겠습니다. 동지들의 많은 관심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다.”
인터뷰 녹취·정리 김진석(노동자연대다함께 울산지회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