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라크에서도 고문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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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충격적이다. 정말로 역겹다. 그러나 이라크 재소자들에 대한 체계적 고문에 미국과 영국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아무도 놀라서는 안 된다.
미국 텔레비전에 보도된 아부 그라이브 감옥 모습은 단지 이라크인들과 인권단체와 병사들이 일년 동안 익명으로 말해 온 것을 새롭게 확인해 줬을 따름이다.
전에 사담 후세인이 만든 감옥에서 미군에 의한 고문이 널리 자행되고 있다. 그것은 우발적 일탈이 아니다.
조사 전문 기자 시모어 허쉬는 군 보고서를 근거로 〈뉴요커〉에 발표한 글에서 중앙정보국(CIA)과 군 정보기관이 이런 만행을 조장했다고 폭로했다.
영국 언론들은 대부분 5월 1일치 〈데일리 미러〉에 게재된 사진의 진위 여부 논쟁을 제기해, 영국 병사들의 이라크 재소자 고문 문제를 회피하려 했다.
그러나 영국이 통제하는 이라크 남부에서 자행된 고문을 입증하는 산더미 같은 증거와 비교하면 〈데일리 미러〉가 폭로한 얘기와 사진은 하찮게 보일 지경이다.
지난해에 한 영국군 귀환 장병이 고문 장면을 담은 사진들을 현상하려다 체포당한 사건이 있었다. 또, 영국 병사들이 이라크 재소자를 고문하고 학대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지난해 폭로됐을 때 감히 이를 가짜라고 의혹을 제기한 장관이나 장군은 한 명도 없었다.
한 사진사가 찍은 사진들은 군인들이 민간인들을 발가벗긴 채 거리에서 행진시키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런 범죄 행위로 처벌받은 병사는 한 명도 없었다.
영국군 고위 장교들은 영국군에 의해 살해당한 민간인 22명의 가족들에게 1만 파운드를 지급했다. 그러나 영국군은 죄를 인정하지 않았고, 영국군이 구금하던 중 사망한 또 다른 8명에 대한 조사를 방해했다.
그 중 한 명이 26세의 호텔 노동자 바하 무사다. 그는 이번에 〈데일리 미러〉 기사에 나오는 퀸즈 랭커셔 연대 병사들에게 맞아 죽었다.
그의 아버지는 영국 고등법원이 이 사건을 심리하도록 하기 위해 런던을 방문했다. 그 사건을 폭로했던 로버트 피스크 기자는 이렇게 썼다.
“퀸즈 랭커셔 연대의 영국군 중위와 대위와 소령 들은 지난해 여름에 자기 병사들이 한 젊은 이라크인 호텔 노동자를 발로 차 죽인 사실을 몰랐을까? 이 노동자의 운명―과 그가 살해됐음을 입증하는 문서 증거―이 처음 알려진 것은 지난 1월 〈인디펜던트〉에서였다.
“나는 바스라의 영국군 공보처를 방문해서 26살의 바하 무사 사망 사건에 대해 물어 본 일이 기억난다. 사망자의 가족이 나에게 보여 준 영국 문서들은 그가 구금 중 구타로 죽었다는 사실, 자기 아들을 그토록 잔인하게 죽인 병사들에 대한 법률적 소송을 모두 포기할 때만 영국군은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나는 이 사건에 대한 무관심과 전혀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내가 들은 말은 런던의 국방부에 연락하라는 것이었다. 나와 얘기했던 한 관리는 짜증을 냈고, 심지어 내 질문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죽은 사람을 위한 위로의 말은 단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니콜 추애리는 이렇게 말한다.
“이라크 주둔 영국군의 고문 가담 혐의는 놀랄 일이 아니다. 영국군보다 미군이 실제로 더 많은 잔학 행위에 가담했지만, 우리는 영국군 통제 지역에서도 고문 사실을 확인했다.”
초법적 용병들
점령군은 이른바 ‘하청업체’들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군사 전문가들이 “경미한 고문”이라고 부른 것과 신문(訊問) 업무를 용병 회사들에 “외주” 줬다.
그 중 두 회사가 아부 그라이브에 인력을 파견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가 있는 타이탄 사(社)는 그 하나다. 이 회사는 지난 해 조지 W 부시의 공화당에 4만 달러를 기부했다.
나머지 하나인 CACI 인터내셔널 사는 자사의 목표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 정보당국을 돕는 것”이라고 규정한다. 미국 국무부 부장관 리처드 아미티지가 이 회사의 이사 중 한 명이었다. CACI는 지난 2월 “24명의 하청직원들”을 파견한 대가로 1천만 달러를 받았다. 연합군정청은 “하청업체”들을 이라크 법과 사법권의 적용 대상에게 제외했다.
잔인함의 목록
이라크에서는 그 외에도 많은 고문들이 저질러졌다.
● 2003년 7월 23일 국제사면위원회가 발행한 “이라크: 법질서에 관한 비망록”은 “고문이나 가혹 행위 발생 혐의가 있다”고 기록하고 했다. 이 위원회는 이라크 통치자 폴 브레머에게 2003년 6월 26일에 보낸 편지에서 이러한 혐의를 제기했다. 그러나 “크로퍼 기지와 아부 그라이브 감옥에 감금됐던 사람들의 증언으로 미루어 보건대, 구금 조건은 거의 나아지지 않았다.”
● 2003년 7월 22일 로버트 피스크는 “미국 크로퍼 기지의 추악한 진실”이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이 글에서 그는 후세인이 쫓겨난 후 자기 나라를 돕기 위해 귀국한 기술자인 콰이스 모하메드 알살라만의 얘기를 전했다. 그는 크로퍼 기지에서 체계적으로 고문당했다. 두 명의 해병대원들이 폭행과 근무 태만으로 기소됐다.
● 나겜 사둔 하탑은 2003년 6월 6일에 펜들턴 기지에서 한 미군 병사가 그의 목뼈를 부러뜨려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