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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성사된 원광대 학생총회:
비싼 등록금과 구조조정에 대한 분노를 확인하다

3월 28일 원광대에서 전체학생총회(이하 ‘총회’)가 2천3백여 명이 모여 성사됐다.

올해 원광대는 등록금을 0.6퍼센트 인하했는데, 이는 고작 2만 1천 원밖에 안 되는 사실상 동결이었다. 많은 학생들이 이에 불만을 품고 총회에 참가한 것이다.

"등록금 대폭 인하하고, 구조조정 철회하라" 3월 28일 원광대 학생총회. ⓒ사진 제공 원광대 학생

총학생회가 꾸린 학생총회 실천단은 매일 선전전을 하며 총회를 헌신적으로 조직했다.

지난해에도 등록금 재논의와 학과 구조조정 반대를 요구하며 총회를 건설했지만 아쉽게도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다시 한 번 등록금 대폭 인하를 간절히 바라며 모였다. 10년 만에 성사된 총회는 감동적인 분위기였다.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원광대 회원들은 총회에서 수정안 하나와 안건 하나를 발의했다.

첫째, ‘등록금 대폭 인하하라’는 요구가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등록금 10퍼센트 인하’를 요구하자고 제기했다. 학교 측에 우리의 요구를 분명하게 전달하려면 우리가 바라는 등록금 인하 폭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학교 당국이 적립금을 풀고 재단이 전입금을 법대로 투자하기만 해도 충분히 등록금을 10퍼센트 이상 인하할 수 있다. 총학생회는 지난해 선거에서 등록금 10퍼센트 인하를 공약했고, 많은 학생들이 지지했다.

우리의 주장에 많은 학생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둘째, 올해 학생 요구안에는 구조조정 반대 요구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해 원광대는 학과 여섯 개를 폐지하고 학과 여덟 개를 통폐합하는 잔인한 구조조정을 시행했다. 게다가 학교 당국은 앞으로도 평가를 통해 부진한 학과를 자율적으로 통폐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취업률·수익성을 잣대로 학문을 평가하는 구조조정은 중단돼야 한다. 인문학과 예술을 취업률과 수익성으로 평가해서야 어떻게 다양한 학문과 예술이 자유롭게 발전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이런 구조조정은 ‘부실’교육을 낳은 학교 당국의 책임을 고스란히 학생과 교직원 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그래서 ‘구조조정 반대, 폐과 전면 철회’를 요구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는 총회에 앞서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학생들에게 공동발의하자고 제안했다. 1백96명이 발의에 동참했다.

압도적 지지

총회에서도 많은 학생들은 구조조정 반대 주장에 ‘맞다’며 소리치거나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지난해 구조조정 당한 학과의 한 학생은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 두 안건은 1천5백72명 찬성, 5명 반대로 압도적 지지를 받아 통과됐다.

그런데 아쉽게도 총회는 점거 같은 더 강력한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3월 12일에 열린 전체학생대표자회의는 80퍼센트 가까운 대의원(2백92명)의 찬성으로 “본관 항의 방문, 대중적 본관 점거 등을 학생총회에서 논의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총회 성사만 목적으로 하고 총회를 학교 측을 강력히 압박할 행동으로 연결시킬 계획이 없었다. 총회 홍보 포스터에도 “본관 항의 방문, 대중적 본관 점거 등”을 논의하기로 한 결정은 빠져 있었고, 총회는 연예인을 부른 콘서트로 마무리하는 식으로 계획되기도 했다.

우리는 총회에 모인 학생들을 동력으로 점거농성을 벌이자고 발의하려 했다. 점거는 거점을 만들어 연대의 초점을 형성하고 향후 행동을 확산하는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학생회장은 행동 계획 논의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채 전체 안건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고, 나는 점거농성 전술을 발의할 기회를 안타깝게 놓치고 말았다.

그럼에도 10년 만에 성사된 총회는 높은 등록금, 열악한 교육환경, 학과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분노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 압력에 밀려 학교 측은 총회에서 확정된 학생 요구안을 다룰 협의체를 구성해야 했다. 총학생회는 학생 요구안을 이루기 위해 강력한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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