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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핵 운동 활동가 헬렌 칼디콧:
“재앙을 피하려면 핵발전소를 모조리 폐쇄해야 합니다”

세계적 반핵 운동 활동가로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랐고 국내에 출간된 《원자력은 아니다》(양문, 2007)의 저자인 헬렌 칼디콧이 지난 4월 한국을 찾아 방사능과 핵발전소와 핵무기의 위험을 고발하는 연설을 했다.

소아과 의사기도 한 칼디콧은 ‘핵 물질이 안전하다’는 정부의 주장을 통렬히 반박했다.

“아주 적은 양의 방사선도 위험합니다. 정부는 툭하면 ‘자연 상태에서 노출된 방사선 수준일 뿐’이라고 말하지만, 방사선을 아주 조금이라도 더 쐬면 그만큼 암 발병률이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치과 치료 때문에 치과용 엑스레이를 맞는 사람은 뇌종양 발병률이 더 높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에서 수입한 식품이 방사능 안전기준(1백 베크렐)을 충족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방사능은 아무리 적어도 결코 안전하지 않습니다. 세슘 원자 하나가 내 몸에 들어와 세포 하나만 파괴해도 암에 걸릴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음식 속 방사능 수치가 97베크렐이면 안전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런 음식을 여러 개 매일 먹으면 몸 안에서 농축됩니다.”

헬렌 칼디콧 ⓒ이윤선

칼디콧은 일본 정부가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당시 노심용융이 3곳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을 세 달 동안 숨겼고, 지금도 사람들에게 거짓말한다고 폭로했다.

“후쿠시마에서 자란 농산물은 대부분 방사능에 오염됐습니다. 후쿠시마는 일본의 대표적인 쌀 재배지입니다. 정부는 후쿠시마 쌀을 다른 지역 쌀과 섞어 ‘희석한’ 뒤 방사능 위험을 줄였다고 말합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농부를 위한답시고 쌀을 계속 재배하라고 독려하고, 그 쌀을 유치원 아이들에게 먹입니다. 이미 후쿠시마 어린이 10명이 암에 걸렸습니다.”

칼디콧은 한국에 핵발전소가 23기나 있고 정부는 6기를 더 짓고 있다며, 이것이 한반도의 진정한 핵위험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김정은은 핵미사일을 쏠 필요도 없습니다. 재래식 미사일 한 기로 (남한의) 핵발전소를 맞추면 핵폭발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한의 박근혜와 미국은 휴전선 코밑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합니다. 핵무기를 탑재한 전투기를 동원해서 말입니다. 미친 짓입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과 평화협정과 불가침조약을 맺고 무역을 하는 것입니다. 미 국방부는 적이 필요하기 때문에 북한을 적으로 만든 것입니다. 여러분은 엄청난 위험 속에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 나라에 있는 핵발전소를 한 기도 남김없이 모두 폐쇄하고 북한과 우애롭게 지내야 합니다.”

위선

또, 미국의 위선을 폭로하며 평화를 촉구했다.

“지구 상 2만 개에 이르는 수소폭탄 중 97퍼센트를 러시아와 미국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미국은 ‘어머나 세상에, 북한은 핵폭탄을 무려 3개나 갖고 있어!’ 하며 호들갑을 떱니다. 너무 위선적이지 않습니까?

“미국은 오바마가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발사할 수 있는 수소폭탄 1천 기가 발사 대기 중이고 30분 만에 러시아에 떨어집니다. 러시아 역시 30분 안에 미국에 닿는 수소폭탄 1천 기가 있습니다. 적어도 10기는 서울을 향하고 있을 것입니다.”

칼디콧은 아인슈타인의 경고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원자를 쪼개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법 자체가 바뀌었고, 지구의 종말이라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재난으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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