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없는 김 씨
아침에 읽는
〈노동자 연대〉 구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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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가 공사판이 좋아서 온 것은 아니었다. 가족들만큼은 나처럼 살게 할 수 없기에 남은 몸뚱이를 일용직으로 공사장에 팔아야만 했다.
김 씨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안전시설 없는 난간을 지나가며 여러 생각이 스친다. 지난주 이 난간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도 변변한 보상을 못 받은 박 씨 이야기는, 적어도 오늘은 내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안전시설을 요구해 봤지만, 예산이 없으니 따지지 말고 건널 때 정신만 차리면 된다고 다그치는 감독의 말이 맞는 듯하다.
주인인 건설 자본을 닮아 일하는 사람들의 무거운 침묵과 땀을 먹은 건물은 곳곳에서 자라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