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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을 보여 주는 광주 택배 노동자들:
“폭발적 분노가 물류 봉쇄 투쟁과 결합돼야 합니다”

 현재 택배 파업의 선봉에 있는 곳 중 하나는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광주지부 택배분회이다. 이들은 이미 3월 30일에 파업 4시간만에 양보를 얻어낸 바 있다. 지금도 광주에 있는 세 개의 물류센터를 봉쇄하는 투쟁을 벌이며 CJ대한통운의 목을 조이고 있다. 5월 14일 광주 현장에 직접 내려가서 문진 화물연대 광주지부장을 만나 생생한 투쟁의 목소리와 과제 제시를 들었다.

△화물연대 문진 광주지부장 ⓒ이윤선

지금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택배 파업은 25년 택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 동안 억눌린 분노가 이렇게 클 줄은 예상하지 못했죠.

3월 30일에 화물연대 광주지부 택배분회가 수수료 인하와 패널티 제도에 맞서 파업을 결의했을 때, 투쟁이 어려울 거라는 우려가 많았어요. 그러나 우리는 2009년 [부당 해고와 노조 탄압에 자결로 항거했던] 박종태 열사의 정신으로 무장했고, 23명 조합원들의 투지로 정면돌파했죠.

당시에 사측은 화물연대 조합원들에게만 합의 내용을 적용하겠다며 우리와 비조합원들을 분리시키려 했습니다. 그러나 비조합원 배제는 박종태 열사 정신이 아니죠. 박종태 열사는 조합원, 비조합원 구분하지 말고 함께 투쟁하라고 외쳤거든요. 우리는 대한통운 광주지역의 전체 택배노동자들에게 합의안을 적용하라고 요구하며 싸웠습니다.

대한통운은 창사 83년동안 단 한차례도 민주노총과 합의서를 체결한 적이 없었어요. 그러나 3월 30일 무기한 파업 돌입 4시간만에 사측은 합의서에 사인했죠. 이것은 화물연대 10년 역사에서 택배 투쟁의 돌파구를 여는 합의였습니다.

3월 30일 합의 내용은 전국으로 퍼져나갔어요. 그런데, 사측은 합의안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뒤통수를 쳤죠. 전국에 있는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들의 기대는 순식간에 분노로 바뀌었고, 불길은 거세게 타올랐습니다.

이처럼 이번 투쟁의 돌파구를 연 광주 지부가 이번 투쟁을 승리로 끝내는 데에도 앞장설 것입니다. 택배 파업은 사회적으로 지지 여론도 높습니다. 정치권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갑’의 횡포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높죠. CJ의 추악한 본질도 드러났습니다.

△현재 택배 파업의 선봉에 있는 봉쇄된 광주 물류센터에 물품이 쌓여 있다. ⓒ이윤선

택배 파업은 모든 ‘을’들의 희망 봉쇄 투쟁을 벌이고 있는 광주 물류 센터에 택배 파업을 지지하는 팻말이 붙어 있다. ⓒ이윤선

대전 메가허브센터를 막읍시다

박근혜 정권은 잘난 대변인 둬서, 추악한 본질을 드러냈어요. 색누리당이 하는 짓을 보십시오. 정권의 위기와 ‘을’의 투쟁에 대한 지지 분위기 때문에 CJ대한통운이 전면적 탄압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높은 지지 여론이 있지만,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물류를 마비시키는 현장 투쟁이 중요합니다.

다른 지역은 파업에도 불구하고 아직 택배 물량 수송이 원활하지만, 광주는 물류센터에 7만개 물량이 적체될 정도로 물류를 세웠어요. 5월 13일에는 우리가 여의도 집회에 참석하는 동안 사측이 물량을 많이 뺐지만, 오늘도 오후에 차량 봉쇄 투쟁을 힘차게 진행했습니다.

밤에 물량을 빼는 것을 막기 위해서 오늘부터 24시간 봉쇄 투쟁에 들어갑니다. 완강하게 싸우겠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물류센터 봉쇄 투쟁에 들어가야 합니다.

전국의 택배 물량이 집결하는 대전 메가허브센터를 막는 투쟁이 중요하고, 전체 택배 물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 봉쇄 투쟁이 중요합니다. 부산으로도 파업이 확산돼야 합니다.

이미 4백 명의 택배노동자들이 화물연대로 가입했어요. 전주, 천안, 울산, 광주에서는 화물연대가 투쟁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투쟁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화물연대가 전면에 나서야 합니다.

4년만에 박종태 열사가 민들레 꽃씨가 되어 부활했어요. 열사는 우리 심장에 살아 있습니다!

전체 택배 노동자들이 우리를 지켜 보고 있어요. 이 투쟁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습니다.

인터뷰·정리 강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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