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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반긴축 투쟁:
저항하려는 노동자들과 주춤거리는 지도자들

그리스에서 긴축에 맞선 노동자 저항이 직면한 난관에 대해 파노스 가르가나스가 전한다. 파노스 가르가나스는 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SEK)의 지도적 당원이자 그리스 혁명적 반자본주의 주간지 〈노동자 연대〉 편집자다.

지난주 그리스 교사노조 지도자들은 고등학교 교사 노동자들의 전국 파업 계획을 취소시켰다. 이는 노동조합 민주주의를 역행하는 일이다.

그리스 정부는 교사들을 해고하겠다고 벼르는 판국이다. 그리스 정부는 ‘시민동원령’을 이용했다. 이 법에 따르면 파업에 참가하는 노동자는 투옥될 수도 있다.

그러나 교사들은 정부의 명령을 거부하고 파업을 벌일 태세가 돼 있었다. 5월 중순 전국 각지의 노조 지회 총회에 고등학교 교사 2만 명 이상이 참석했다. 5월 말부터 시작되는 시험 기간에 파업을 벌이자는 안에 93퍼센트가 찬성했다.

정부는 교사 노동자와 다른 노동자들을 이간질하려 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교사들과 함께 행동할 태세가 돼 있었다. 초등학교 교사들은 고등학교 교사들과 함께 매일 파업을 벌이겠다고 했다. 한 지회 총회에서는 병원 노조에서 연대를 건설하고 있는 한 의사에게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지회 총회가 있은 다음날, 지회 위원장들은 함께 모여 교사들의 결정을 인준했다. 그들은 압도적으로 파업에 대한 원안에 찬성했다. 공산당을 제외한 나머지 [좌파] 정당들도 모두 교사들의 파업을 지지해야 한다고 느꼈다.

그러나 노조 지도부는 파업을 벌이기에 좋은 조건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건이 바뀐 것은 없었다.

노조 상층 간부들은 시험 기간에 파업을 벌이는 것은 너무 “무모”하다고 했다. 노조 상층 간부들은 총파업을 벌이면 대중한테서 고립될 것이라는 말도 했다.

좌파 정당인 시리자를 포함해 모든 정당이 이제는 노조 지도부의 파업 철회 결정을 찬성한다. 시리자의 입장 선회는 큰 영향을 미쳤다.

입장 선회

처음에 시리자는 극좌파들과 함께 파업 계획을 지지했다. 그러나 시리자 대표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정부와 노조가 모두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리자 소속 의원들은 자신들의 득표를 떨어뜨릴지도 모르는 파업 때문에 비난받는 것을 필사적으로 피하려 했고, 시리자 소속 노조 활동가들은 그것을 도왔다.

긴축에 맞선 노동자들의 저항은 2015년까지 공공부문 일자리 15만 개를 없애려는 정부의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정부가 그토록 강하게 교사들을 공격한 것이었다.

정부가 그리 강하게 나온 또 다른 이유는 그동안 가장 잘 조직된 부문의 노동자들의 저항이 매우 거셌기 때문이다. 특히 교사들이 그랬다. 정부는 노동자들의 사기를 꺾고 싶어 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1988년 파업의 경험을 되새기며 자신감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교사들은 시험 기간에 파업을 벌였다. 정부가 교사들을 법정에 세웠지만, 교사들은 많은 요구를 따냈다.

당시 교사 파업은 지지를 받았다. 지난 3년 반 동안 일어난 반긴축 투쟁으로 여론이 급진화한 지금 상황에서 교사들의 파업은 또다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시리자의 기층 당원들 사이에서는 시리자의 입장 선회를 둘러싸고 커다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극좌파들은 다음 달 열릴 교사 노조 대의원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는 9월에 새학기가 시작하자마자 파업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안은 통과될 듯하다.

그러나 결정만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노조 상층 간부들이 결정을 이행하지 않을 때는 현장조합원들이 그 결정을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사태는 정치적 교훈도 있다. 의회에 기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강력한 반자본주의 좌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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