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로 번진 아랍 혁명:
대중운동에 한 방 먹은 터키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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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건국 이래 터키 국민들은 민족주의와 이슬람주의 정부하에 억압적 지배를 받아왔다. 최근 터키에서 벌어진 시위는 그 답답한 구도에서 벗어날 잠재력을 보여준다. 그동안 서구는 터키가 아랍 혁명을 겪은 나라들이 따라야 할 국가 모델이라고 치켜세웠으나, 오히려 터키 국민들은 ‘터키의 봄’을 원한 것이다.
터키에서 게지 공원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애초 시위참가자들은 공원의 나무가 베이는 것에 반대해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경찰은 그들에게 야만적인 공격을 감행했지만 6월 1일에 정부는 패배를 겪어야만 했다.
나무를 지키는 투쟁은 경찰 폭력에 항의하는 대중 운동으로 발전했다. 6월 1일에 경찰은 게지 공원과 인근 탁심 광장에서 경찰병력을 철수했다. 경찰이 철수하자 이 공간은 축제의 장이 됐고 수만 명이 공원과 광장을 점거했다.
[게지 공원이 있는 도시] 이스탄불의 다른 지역과 이스탄불 이외 도시들에서는 경찰에 맞선 크고 작은 저항들이 계속되고 있다. 거리 곳곳에서 냄비와 솥을 두드리고, 호루라기를 불고, 총리 퇴진을 외치며 자발적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 저항들은 정치조직들이 주도한 것이 아니었다. 정부의 탁심 광장 재건축 계획에 반대하던 조용하지만 부글대던 저항이 갑자기 이스탄불을 위시한 터키 곳곳의 대중 저항으로 바뀌었다.
터키 정부는 완전히 허를 찔렸다.
다양한 정치 세력과 조류들이 이 대중 저항에 끼어들었다. 그중 하나가 [2000년대 초까지 터키를 지배한] 민족주의 세력이다.
과소평가
이들은 터키 국기를 흔들고 터키 국가를 부르며 자신들은 “[터키를 건국한] 아타튀르크의 군대”라고 외친다. 그러나 이들은 대중운동을 탈취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게지 공원 투쟁은 정의개발당(AKP) 정부가 겪은 첫 커다란 패배다. 터키 정부는 대중의 분노와 결의를 과소평가 했고 이제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만약 이 운동이 게지 공원과 다른 지역에서 보여 준 광범한 참여를 유지하고 수많은 쟁점을 끌어들인다면 정의개발당 기반의 일부분을 자기편으로 획득할 것이다. 지금처럼 용맹하게 계속 싸우면 터키 정부에 더 심각한 패배를 안길 수 있다.
이 대중운동이 정의개발당 지지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심지어 그들 일부가 운동에 참여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어쩌면 정의개발당 정부의 종말이 시작된 것일지 모른다.
터키 혁명적사회주의노동자당(DSIP)은 초기부터 이 운동의 일부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 동지들은 탁심 광장을 비롯한 투쟁 현장에 함께 하고 있다.
게지 공원 투쟁은 자유를 향한 투쟁의 새 시대를 여는 신호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