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등록금 10퍼센트 인하, 구조조정 반대·폐과 철회 등 학생총회요구안 수용을 촉구하며 학생 40여 명이 총장실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학교 당국이 학생총회가 성사된 지 두 달이 넘도록 학생총회요구안을 논의할 협의체를 구성하겠다는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무시로 일관해 왔기 때문이다.
교직원들은 총장실 점거를 막으려 했지만 학생들은 결국 점거에 성공했다. 우리는 총회요구안을 담은 팻말과 현수막을 벽에 붙이며 총장실을 학생들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학생들은 총장실이 “해방구”가 됐다며 단결된 힘으로 총장실 점거에 성공한 것을 매우 기뻐했다.
당일 6시 대학본부 앞에서 열린 집회에 학생 1백여 명이 모일 만큼 학생들의 지지도 컸다.
결국 농성 이틀째 학교 당국은 총장·교직원과의 면담을 열고, 총회요구안을 협의할 기구를 구성하기로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학교 당국의 태도 변화를 두고 점거 농성을 지속할 것인지에 대해 점거농성자들 내부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원광대모임 회원들은 점거 농성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날 집회에 1백여 명이 모일 만큼 학생들의 지지가 큰 상황에서 농성을 유지하고 학생들의 지지와 참여를 확대하면 학교 당국에게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총학생회장은 투쟁이 고립될 것이라며 점거 농성을 풀자고 주장했다. 총학생회장은 투쟁 동력이 없다고 했지만, 지레 비관적인 생각에 빠져 점거를 정리하자는 총학생회장의 태도야말로 투쟁하려는 학생들의 힘을 빠지게 만드는 핵심 요소였다.
결국 학생 6명이 점거 농성 지속을 지지했지만 11명이 반대해 아쉽게도 점거 농성을 해제했다.
그럼에도 이번 점거 농성은 학생들의 강력한 행동이 있을 때에만 학교 당국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앞으로 협의체가 구성되더라도 학교 당국은 등록금 10퍼센트 인하, 구조조정 반대·폐과 철회와 같은 주요 요구안은 쉽사리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투쟁은 계속돼야 한다. 학교 당국은 학생총회요구안을 수용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