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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해산 조례 날치기는 무효다:
진주의료원 국립화를 위해 투쟁할 때다

 이 글은 노동자연대다함께가 6월 11일에 발표한 성명이다

홍준표와 그 똘마니 도의원들이 결국 진주의료원 해산 조례안을 폭력적으로 날치기 통과시켰다. 이들이 이 용서받지 못할 공공의료 파괴 범죄를 저지르는 데는 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 자들은 죄없는 환자들을 두려움과 서러움 속에 죽어가도록 방치한 범죄자들이다. 지금까지 진주의료원에서 쫓겨난 환자들 중 무려 스물 네 명이 죽어갔다.

오늘의 날치기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죽어가야 한다는 말밖에 안 된다. 이것이 ‘생명보다 돈’을 앞세우며 ‘적자’를 핑계로 공공병원을 문닫으려는 자들의 잔인한 목표다.

날치기는 새누리당의 국정조사 약속이 단지 시간을 벌며 뒤통수를 치려는 꼼수였음도 드러냈다. 보건복지부 장관 진영은 진주의료원 폐업을 막기 위해 중앙 정부가 할 수 있었던 어떤 수단도 쓰지 않았다.

게다가 날치기 하루 전 박근혜 정부는 쌍용차, 현대차, 재능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폭력으로 짓밟았다. 이것은 ‘강성노조’를 문제삼고 있는 홍준표에게 몽둥이를 쥐어 준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오늘 오전에 새누리당이 홍준표 측에게 ‘처리 연기’를 요청한 것은 정말 가증스럽기 짝이 없는 쇼였다.

사실 지난 세 달 동안 홍준표, 박근혜, 새누리당은 진주의료원 폐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사기극을 펼쳐 왔다. 결국 이번 공공의료 파괴 범죄의 주역이 홍준표라면 우두머리는 바로 박근혜인 것이다.

박근혜는 집권 초부터 위기와 악재에 빠져 허우적대느라 대놓고 홍준표를 지지하지 못했을뿐이다. 홍준표도 노동자들이 지쳐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며 폐업 의지를 굽힌 적이 없다. 그러다가 남북회담 등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 틈을 기회로 여긴 듯하다.

홍준표는 이 기회에 ‘우파의 아이콘’이 될 거란 야욕에 젖어 있을 것이며, 박근혜는 이것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공공부문 민영화와 구조조정 등을 밀어붙일 신호탄이 되길 기대할 것이다.

신호탄

날치기 이후 홍준표는 “행정 절차가 마무리됐다” 하며 폐업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폐업에 반대하며 병원을 점거하고 있는 진주의료원 노동자들의 투쟁은 매우 중요하다.

경찰과 용역을 투입해서 병원 집기와 의료기기를 빼내고 환자를 내쫓으려는 홍준표에 맞서는 이 노동자들은 아낌없는 지지와 연대를 받아야 마땅하다.

더불어 지금 중요한 것은 박근혜 정부에게 진주의료원을 국립화해서 정상화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지금은 진영 같은 자가 홍준표를 막을 거라는 부질없는 기대를 할 상황이 아니다. 국립화는 ‘돈보다 생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단결시킬 수 있는 현실적 요구다.

무엇보다 공공의료에 대한 최종 책임은 중앙 정부에 있다. 어이없게도 이 나라에 ‘국립’ 의료원은 전국에 단 한 개밖에 없다. 진주의료원에는 이미 정부 재정이 수백억 원이나 투입돼 있기도 하다.

진주의료원 정상화에 필요한 재정은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다. 사실 이 정도는 경상남도 재정에 견줘도 0.1퍼센트가 안 된다. 더구나 수백조 원을 조세도피처에 은닉하고 사상 최대의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 있는 기업주·부자 들에게 세금을 거둬 공공의료를 강화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이런 대안을 위해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는 이제야말로 “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 선언을 즉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공공의료와 생명을 지키는 민주노조로서의 의무를 피하지 말아야 한다. 진주의료원 폐업에 반대하는 많은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 들도 이 투쟁에 지지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런 투쟁을 건설할 때 진주의료원 폐업을 기정사실화하려는 홍준표의 질주를 막을 수 있다. 또 진주의료원 폐업을 신호탄으로 공공부문 전체를 공격하려는 박근혜의 시도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

2013년 6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