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준비하는 건설 노동자들:
건설 현장을 멈춰서 세상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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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와 플랜트건설노조가 6월 27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건설 노동자들은 “슈퍼갑인 건설 자본가들의 횡포에 피 빨리며 죽어 나가” 왔다.
불안정한 고용에 저임금 장시간 노동도 모자라, 상습적인 임금 체불에 시달린다.
건설 노동자 95퍼센트가 체불 경험이 있다. 건설노조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건설기계 노동자 38만명의 체불액은 1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칼만 들지 않았지 날강도 같은 건설 자본가들은 벼룩의 간을 빼먹듯 건설 노동자들에게 줘야 할 쥐꼬리 만한 퇴직금조차 강탈해 왔다.
대형 건설사는 건설근로자공제회에 건설노동자 1인당 하루 4천 원씩 퇴직공제금을 의무적으로 납부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자본가들은 실제 일하는 건설 노동자들을 신고하지 않는 방식으로 노동자들에게 줘야 할 퇴직금을 도둑질해갔다.
한국 건설 노동자는 영국 건설 노동자보다 11배나 더 많이 산재로 사망한다. 하루에 2명 꼴로 죽어 나간다. 그런데, 살인자들이나 마찬가지인 건설 자본가들은 구속은커녕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 건설 노동자 40명이 떼죽음 당한 이천 냉동창고 사고의 책임이 있는 자본가는 겨우 사망 노동자 1명당 벌금 50만원을 냈을 뿐이다.
덤프, 레미콘, 굴착기 등을 운전하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돼, 노동권은 물론이고 4대 보험도 보장받지 못한다.
전진
인간다운 삶을 위한 건설 노동자들의 파업은 아주 정당하다.
박근혜 정부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고 산재보험을 즉각 전면 적용해야 한다. 또, 체불방지를 위한 임금·임대료 지급확인제도를 즉각 법제화해야 한다.
퇴직금공제제도 적용대상을 확대하고 퇴직공제부금도 하루 1만 원으로 인상해야 한다.
건설 현장 체불 문제 해결과 장시간 노동 문제 해결을 위해 하루 가동시간, 임금지불에 대한 사안, 사고 발생시 처리 기준 등이 명시돼 있는 표준임대차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해야 한다. 건설 현장 산업재해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또, 건설노조의 요구대로 동절기 등 비수기 생계비 지급, 적정 임금 및 임대료 제도 도입, 건설기계 노동자 퇴직공제금 제도 적용 등을 보장하는 ‘건설기능인 육성 및 지원 법’을 제정해야 한다.
이런 요구를 실현하려면 건설 현장을 마비시키는 강력한 파업이 필요하다.
건설 노동자들은 올해 곳곳에서 전진하고 있다.
5월 건설노조 광주전남지부, 대구경북지부가 승리한 데 이어, 6월에는 울산건설기계 레미콘분회가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 관련기사 14면
특히, 대구경북지부는 대구지역 전체 목수들에게 적용되는 임단협을 적용하기 위해 투쟁했다. 지난 1년간 조합원이 대폭 늘어났고, 노조의 영향력과 힘이 증대됐고 노동조건도 크게 개선됐다. 이주노동자들도 조합원으로 가입시키려 노력했다.
조합원과 비조합원 구분 없이 전체 노동자들을 단결시키려는 대구경북지부의 모범적인 사례는 전국적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
이번 파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건설노조 지도부 공언대로 하루 파업을 뛰어넘을 필요가 있다. 비조합원들도 적극 동참시켜야 한다.
또, 플랜트건설노조 지도부는 6월 27일 전에 지부별 임단협이 타결된다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파업을 조직할 필요가 있다.
건설노조와 플랜트건설노조가 연대해 위력적 힘을 보여 준다면 실질적인 양보를 쟁취할 수 있다.
건설노조의 파업은 대규모 공사 현장을 마비시킬 수 있다.
2015년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 공사현장,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동두천과 울산의 화력발전소 등 대형 국책사업 현장과 전국 1천2백곳 건축 현장에서 공사차질이 일어나게 할 수 있다.
오만한 박근혜 정부에 맞서 건설 노동자들의 힘을 보여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