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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노동탄압 항의 투쟁:
“목숨 던져 고발한 현실을 바꾸고야 말 것”

얼마 전 사측의 부당한 임단협안 찬반투표 개입과 노동탄압을 폭로하며 KT 전남본부의 한 노동자가 자결했다. 유서를 통해 폭로된 KT 사측의 선거 개입 행태는 너무나 비인간적이다.

관리자들은 투표 때마다 개별면담을 해 “반대표를 찍은 사람은 쥐도 새도 모르게 날아갈 수 있다” 하며 찬성표를 강요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괴로워한 김 조합원은 결국 목숨을 바쳐 이 부당한 현실에 항거한 것이다. 유서의 마지막에는 “15년간의 KT사측의 노동탄압이 이젠 끝났으면 합니다” 하고 호소했다.

나도 올해 KT 임단협안 찬반투표 때 있었던 사측의 부당한 개입을 폭로하며 싸우고 있다.

지난 5월 임단협에서 KT 노조 역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노조가 사측에 임단협안을 ‘백지위임’한 것이다.

사측에 칼자루를 넘겨 버린 대가는 혹독했다. 각종 수당 폐지와 개악으로 사실상 임금이 삭감됐고, ‘상시적 정리해고제’라 할 수 있는 면직제도가 도입됐다. 회사가 맘만 먹으면 수백여 명을 매년 퇴출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를 비롯한 KT민주동지회 회원들은 이에 조합원들을 상대로 반대투표를 호소했다. 나는 투표 전날에야 개최된 설명회에서 면직제도의 부당성 등을 폭로했다.

안타깝게도 82퍼센트 찬성으로 합의안은 통과됐다. 그러나 내가 속한 은평지사는 평소보다 많은 직원들이 반대표 던져 찬성률이 57퍼센트였다.

관리자들은 낮은 찬성률에 대해서 상부에 보고했는데 그 자료가 사측의 실수로 나에게 보내졌다.

“가협정안 설명시 이원준이가 직원들을 선동하는 발언을 하여 … 반대 여론몰이를 하였다. … 위와 같은 사유로 부진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었음.”

이는 노동조합법상 명백히 금지된 노동조합 선거에 대한 회사의 ‘지배개입’ 행위를 스스로 실토한 것이다.

그 외에도 온갖 지저분한 부정투표의 정황이 여기저기서 폭로됐다.

명백한 증거자료를 입수한 나는 이를 근거로 이석채 회장과 은평지사 수석팀장, 지사장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다.

이 내용이 알려지자 보고자인 수석팀장은 적반하장식으로 ‘해킹에 의한 피해’를 입었다며 회사 감사실에 조사를 의뢰했다.

그동안 KT노동조합 선거에서 회사의 부당 개입과 부정은 여러 차례 폭로됐지만 제대로 처벌받은 적은 없다. 그러나 언제까지 진실을 숨길 수는 없다.

전남본부 조합원의 자살을 통해서 KT 사측의 불법 선거 개입과 노동자 탄압에 대한 공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T민주동지회는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저녁마다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는 김 조합원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지면서까지 바랐던 염원을 관철해 내고야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