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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제 공무원 확대 계획, 공무원노조가 막아야 한다

정부가 고용률 70퍼센트를 위해 ‘질 좋은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하겠다고 한다. 청와대 조원동 경제수석은 “전략적 측면에서 공무원 쪽에서 먼저 시행돼야 할 것”이라며 내년에 새로 채용하는 공무원의 17~20퍼센트를 시간제로 뽑겠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의 이런 계획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현직 공무원의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신청자가 거의 없어 유명무실해진 바 있다. 게다가 총액인건비제 때문에 현장은 늘 인력이 부족해 이런저런 비정규직 일자리가 만연해 있다.

정부가 이번에 도입하는 ‘시간제 공무원’은 지금의 비정규직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대부분 처우는 정규직과 똑같고 근무 시간만 다르고 공무원연금만 적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에서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해도 ‘시간제 공무원’은 ‘질 좋은’ 일자리가 될 수 없다.

자치단체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시간제 공무원들은 10시에 출근해서 5시에 퇴근한다. 주민센터에서도 한참 민원인이 많을 때 퇴근하게 되는데, ‘왜 저 공무원은 내 일 해주다 말고 퇴근하냐’고 묻지만 ‘비정규직’이라서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동 주민센터는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비상근무를 많이 하는데 여기에 함께 할 수도 없다. 사회복지업무의 경우 야근이 일상인데 이를 보조하는 비정규직은 정시에 퇴근해야 한다.

결국 시간제 공무원에게는 등초본 발급 등 단순 업무만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런 조건에선 시간제 공무원의 처우가 개선될 수 없다. 예산 절감을 위해 비정규직을 채용했으니 이들을 위해 추가 예산을 편성할 수도 없다.

반면, 정규직 공무원은 업무가 늘고 일하는 게 빡세졌다. 그래서 사회복지담당공무원들은 제발 지금 있는 비정규직들을 정규직 공무원으로 채용해 달라고 요구한다.

이런 일자리로 ‘고용률 70퍼센트’ 만 넘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 IMF 직후에 시행한 공공근로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시킬 일이 없어서 크게 필요도 없는 학교 도색을 다시 해 주면서 시간을 보낸 일도 있다. 정부는 일자리 많이 창출했다고 선전했다. 정말 ‘탁상공론’의 대표적 사례다.

아마도 현장인력이 부족하다고 아우성 치면 정부는 공무원을 늘릴 생각은 않고 민간위탁하려고 들 것이다.

공무원연금 적용 분리도 큰 문제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우리 일터는 ‘공무원연금 받는 공무원’과 ‘공무원연금 못 받는 공무원’으로 분열될 것이다. 이래서는 노동자들의 단결도, 질좋은 행정서비스도 이루기 어렵다.

공무원노조가 앞장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어쩌다 낙하산 타고 내려 오고 미국 가서 사고나 치고 돌아오는 그런 고위직 공무원들을 믿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