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회화전문강사 대량 해고를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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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영어회화전문강사(이하 영전강) 5백26명에 대한 해고가 시작됐다. 박근혜 정부는 4년 동안 온갖 차별과 설움 속에서 묵묵히 일해 온 영전강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노동자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교장은 우리에게 정년도 보장되고 유망직종이라며 온갖 사탕발림을 했습니다.
“늦게까지 남아 아이들을 지도하고 방학 때 연수도 꼬박꼬박 받았습니다. 교육에 헌신한다는 생각으로 힘든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저는 4년 동안 일하고 버려집니다. 우리의 요구는 소박합니다. 우리는 일하고 싶습니다.”
노동자들은 “해고는 살인”이라며, 소복까지 입고 교육부를 비롯해 전국의 지방교육청 앞에서 농성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번 영전강 집단 해고는 박근혜의 ‘비정규직 차별 해소’ 공약이 얼마나 위선적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심지어 기간제법에 따르더라도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 그러나 영전강을 아예 기간제법 적용 제외 직종으로 정해, 4년간 부려먹고는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영전강 해고는 당장 철회돼야 한다.
노동자들을 파리목숨 취급하는 정부에 맞서 고용안정을 쟁취하려면, 해고 철회와 무기계약직화 요구를 계속 내걸고 싸워야 한다.
방어와 연대
한편, 최근 교육부는 학교비정규직 통계를 내면서 영전강을 비롯한 비정규직 강사 직종을 완전히 제외했다. 비정규직 강사들과 다른 학교비정규직을 이간질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전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단결해 영전강 해고에도 맞서야 한다. 영전강 해고 반대 투쟁을 잘 건설할 때,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하반기 투쟁도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영전강의 고용안정을 위해서는 정규직 교사들의 방어와 연대도 필요하다. 현재 전교조 지도부는 경쟁교육을 강화하는 영전강 제도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함께 영전강 해고 반대도 함께 분명히 내걸어야 한다. 그래야 정규직·비정규직의 단결도 가능할 수 있다.
비정규직 확대에도 이용돼 온 영전강 제도는 마땅히 폐지돼야 하지만, 제도 폐지와 영전강의 고용 보장 요구가 꼭 대립될 필요는 없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노동자들이 희생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일부 전교조 활동가들이 영전강 해고에 반대해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런 연대가 더 확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