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민중은 연속혁명을 통해서 승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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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혁명이 계속된다고 보는 이유는 이집트 혁명이 말 그대로 2011년 이후로 멈추지 않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혁명은 진공 속에서 툭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다. 이집트와 튀니지는 세계 자본주의에 밀접하게 연결돼 있고, 혁명은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위기가 표면화한 것이다.
이집트와 튀니지는 페르시아 만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산유국들과 접해 있다. 서방의 금융위기 이후, 이 페르시아 만 인근 나라들은 신생 금융 중심지로 떠올랐다.
이 나라들에 혁명은 매우 위협적이다. 그래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지배자들이 이 지역에서 반혁명을 이끄는 것이다.
국방장관 엘 시시는 이집트를 장악하고 나서 바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에게 전화를 걸어 안심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1천7백만 명이 거리로 나온 지금 상황에서 두 사람 모두 걱정거리가 산더미 같을 것이다.
이집트의 혁명은 이 정권들이 무너져야 성공할 수 있다. 확대되지 않는다면 혁명은 질식할 것이다.
자본주의는 균일하게 발전하지 않는다. 이집트에서는 산업화한 북부와 훨씬 덜 발전한 남부 사이 차이가 엄청나다.
남부는 북부보다 문맹과 실업은 훨씬 많고 사회 기반 시설과 투자는 훨씬 적다. 이런 불균등성은 사람들의 의식 속에도 존재하고 투쟁의 급진성에도 영향을 준다.
북부의 도시들이 혁명을 이끌어 왔다. [무바라크를 끌어내린] 혁명의 첫 번째 물결에서 남부와 농촌 지역은 별 구실을 하지 않았다. 이슬람주의자들이 지지를 가장 많이 받았던 곳도 대부분 이런 지역이다.
반면, 이집트의 노동자들은 2006년부터 역사상 가장 큰 파업들을 선도해 왔다.
노동자
그들이혁명에 참여하지 않던 소도시의 많은 농민과 실업자 들이 이제는 투쟁의 일부가 됐다. 최근 시위에서 군부가 일정 부분 지지를 받은 것은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노동자들이 갑자기 군부를 지지하는 쪽으로 기운 것이 아니다. 처음 거리로 나와서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 이제 갓 정치화한 사람들이 그런 것이다.
많은 좌파들은 이슬람주의자들이 항상 주된 적이었다고 주장하며, 군부가 이슬람주의자들을 탄압하며 저지르는 끔찍한 범죄를 기꺼이 지지한다. 이건 큰 문제다.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어떻게 이 불균등성을 극복하고 투쟁을 통합하여 국가에 대항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자본주의 국가를 분쇄하는 것은 둘째 치고, 혁명은 아직 군부도 물리치지 못했다. 자본주의 국가를 분쇄하는 것은 이렇듯 결코 쉽지 않다.
‘아랍의 봄’이 던지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지도력의 문제다. 이집트 혁명에는 지도력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타흐리르 광장의 투쟁에서 항상 최전선에 서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파업을 혁명의 일부로 생각하는 매우 정치적인 노동자들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혁명적 조직도 필요하다. 노동자들이 스스로 혁명을 이끌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하지는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혁명은 계속될 것이란 걸 안다. 군부의 장성들마저도 말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제시할 대안이 없다.
나세르 정권은 실질적인 개혁을 이뤄 내면서 대중의 지지를 얻었다. 나세르가 개혁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본주의 체제가 팽창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자본주의는 그런 양보를 할 여력이 없고, 우리는 연이어 정부를 무너뜨리고 있다.
새로운 정부는 무함마드 무르시가 내놓았던 정책과 완전히 똑같은 정책을 내놓고 있다. 무르시의 정책은 호스니 무바라크의 정책과 똑같았다.
이들은 모두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페르시아 만의 독재자들, 미국, 이스라엘과 전략적 동맹을 맺었다. 마치 이런 정책들은 결코 바꿀 수 없는 것인 양 말이다. 그 때문에 사람들의 불만을 해소할 개혁주의적 대안은 없는 듯하다.
혁명적 좌파는 자본주의 국가를 넘어서는 진정한 대안의 문제를 제기하기에는 아직 규모가 크지 않다. 그러나 혁명은 수년간 계속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놓쳐서는 안 될 성장의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