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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을 무너뜨린 민중, 반혁명의 발톱을 드러낸 군부

7월 7일 하루 동안 이집트 군부는 쫓겨난 대통령 무함마드 무르시의 지지자를 최소 51명 살해했다.

6월 30일 이집트를 휩쓴 대중시위에는 1천7백만 명이 뛰쳐나와 무르시 퇴진을 외쳤다.

군부는 이 대중시위의 압력에 굴복해 7월 3일 무르시를 퇴진시켰다. 무르시의 지지자들은 현재 무르시가 감금됐다고 알려진 건물 앞에서 진을 치고 있다.

많은 언론이 무르시 퇴진을 단순한 군부 쿠데타로 묘사하지만, 상황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이집트 민주주의의 종말”을 알리는 사건도 아니다.

서방의 왜곡에 화가 난 이집트인들 “쿠데타가 아니라 혁명이다”, “2천만 명이 서명했는데 쿠데타가 왠 말이냐”. 7월 7일 타흐리르 광장. ⓒMahmoud Gamal El-Din(플리커)

무르시를 퇴진시킨 시위에는 전례 없이 많은 대중이 참가해 이 운동이 진정한 변화를 바라는 아래로부터 운동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 줬다.

무르시는 민중 혁명 덕분에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무르시는 자신을 대통령으로 올려 준 대중의 요구를 하나도 이행하지 않았다.

경이롭다고까지 할 만큼 규모가 큰 무르시 퇴진 시위는 민주주의 그 자체였다. 6월 30일 시위에서 정점에 이르면서, 이 투쟁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 명백해졌다.

30개월 만에 대통령 2명을 끌어내린 이집트 민중 이집트 혁명이 또다시 전진을 이뤄 냈다. ⓒMosa'aberising(플리커)

도처에서 사람들이 총파업을 외쳤고, 7월 4일에는 많은 파업이 예정돼 있었다. 군부는 혁명이 더 격화하는 것을 막으려 움직였다.

마무드 바드르는 6월 30일 시위를 조직한 ‘반란’ 운동 활동가다. 군부는 시위를 끝내려고 그를 따로 만났다. 군 장성이자 국방장관인 압델 파타 엘 시시는 무르시를 대통령으로 남겨 놓을지 말지 국민투표를 해 보자고 제안했다.

마무드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이 이집트 군의 수장이라 할지라도, 이집트 민중이 당신 위에 있습니다. 민중은 당신에게 민중의 뜻을 따르고 조기 대선을 실시하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그날 엘 시시는 논란이 됐던 무르시 헌법의 효력을 일시 중지시키고 빠른 시일 내에 총선과 대선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과도기

엘 시시는 또한 헌법재판소장 아들리 만수르를 임시 대통령으로 임명했다.

무르시 퇴진에 기뻐한 많은 시위대가 “군대와 민중은 하나다” 하고 외쳤다.

모두 그랬던 것은 아니다. 다른 시위대는 군부를 지지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민중이 정권을 무너뜨렸다” 하고 외쳤다.

몇몇 시위대는 군부가 무슬림형제단을 탄압하는 것마저 환영하기도 했다.

그러나 군부가 학살을 저지르자 모두 충격을 받았다.

저들은 향후 노동자나 시위대가 국가를 위협한다고 판단하면 지금과 똑같이 폭력을 휘두를 것이다.

군부는 무르시를 감금한 병영 근처에서 총을 쏘며 힘을 과시하고 언제든 반대파를 살해할 것이란 의사를 보였다.

이번에 학살을 저지른 군부는 2011년 10월 마스페로 국영 TV 방송국에서 28명을 학살한 당사자다. 당시 희생자는 대부분 콥트교[이집트 토착 기독교] 신도였다.

또한 군부는 지난해 북부 도시 포트사이드에서 ‘울트라스’ 축구팬 79명이 학살당한 것에도 책임이 있다.

군부나 외부의 개입이 아니라 오직 아래로부터 투쟁만이 혁명을 승리로 이끌고 혁명의 요구인 “빵, 자유, 사회 정의”를 쟁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