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비정규직 티브로드 투쟁:
“진짜 사장 티브로드가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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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0일,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지부(이하 ‘티브로드 지부’)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티브로드지부는 올해 3월 27일 결성된 신생노조로 위장도급과 불법파견,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등에 맞서 첫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기본급은 최저임금밖에 안 돼요. 시급 5천 원 받는 편의점 알바보다도 못하죠. 영업비 등으로 겨우 월 2~3백만 원을 벌어요.”
“근속연수에 따른 수당 인상도 없어요. 이제 갓 입사한 사람이나, 십수 년이 넘게 일한 사람이나 똑같이 기본급을 받고 일해요.”
“일주일에 60시간 정도를 일해야 하고, 퇴근 후에도 고객이 부르면 언제, 어디서나 즉각 달려가야 해요. 퇴근 후 동료들과 소주 한 잔을 기울이는 동안 고객의 전화를 받았다가 ‘클레임’이 들어와 징계를 받는 경우도 있었어요.”
케이블 업계 1위인 티브로드는 한 해 1천7백억 원이라는 막대한 수익을 올리면서도 노동자들의 낮은 처우와 고용불안을 나몰라라 해 왔다. 태광 티브로드 본사는 영업, 설치, A/S 같은 중요한 업무를 모두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내맡기고, 태광그룹 계열사 전산망을 이용해 노동자들을 직접 관리하면서도 ‘바지사장’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 넘겼다. 게다가 태광이 센터장까지도 직접 발탁해 임명해 왔다는 것이 폭로됐다. 명백한 불법도급이다.
노동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진짜 사장 태광’이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티브로드 이시우 지부장은 “[티브로드 노동자들은] 어느 해에는 개인 사업자가 되고, 수시로 사장이 바뀐다”라며 불법파견 현실에 분통을 터뜨렸다.
희망연대 이종탁 공동위원장은 “[노동자들의 처지는 이렇게 열악한데] 당기 순이익 1천7백억 원을 족벌들이 차지하는 게 경제민주화인가?”라며 분노했다.
티브로드지부는 현재 기본급 1백50만 원 일괄 적용, 상여금 4백 퍼센트 분할지급, 노동시간 단축과 시간외 근로수당 지급, 노조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협력업체 사장들은 “조합원 명부를 보여 주면 교섭하겠다”며 교섭을 회피하고 “노조를 탈퇴 하면 수당을 올려주겠다”며 온갖 부당 노동행위도 저지르고 있다.
티브로드지부는 사측이 노동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9월 4일부터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리고 9월 7일 ‘희망지하철’을 통해 서울 전 지역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을 알리는 대규모 홍보전도 벌일 계획이다.
티브로드 노동자들의 투쟁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삼성전자서비스센터 비정규직 투쟁 등 확대되고 있는 비정규직· 불법파견 반대 투쟁의 일부다.
김소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