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의 목에 법외노조화 칼을 들이댔다.
고용노동부는 10월 23일까지 해직자의 조합 가입을 허용하는 규약을 개정하고, 해고자 9명의 가입과 활동 중지를 입증하지 않으면 노동조합 설립을 취소하겠다고 최후통첩을 했다.
우익 언론들도 한 목소리로 ‘전교조, 법 무시하며 학생 가르치고자 하는가’ 하며 공세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조합원 자격 요건의 결정은 노동조합이 스스로 정할 문제이지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올해 초 국제노동기구(ILO)가 “전교조 설립 등록 취소와 규약 개정 위협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했던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칼을 빼든 의도는 분명하다.
이미 박근혜 정부는 하반기 정국 운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통합진보당에 대한 마녀사냥을 벌이고 있다. 전교조에 대한 공격도 그 연장선이다.
이를 통해 노동계급에게 경제 위기의 고통을 본격적으로 전가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박근혜는 하반기 목표를 ‘경제 활성화’로 내걸고 재벌 퍼 주기, 노동자 쥐어짜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박근혜 정부는 교원평가 법제화, 시간제 교원 도입을 예고하는 등 교육에 대한 공격도 준비중이다. 그리고 뉴라이트 한국사 교과서 검정 승인 등을 통해 국가중심주의 교육을 강화하려고 한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 법외노조화 칼을 빼든 이유다. 즉, 민주노총의 핵심 노동조합 중 하나인 전교조를 공격해 전체 노동운동을 위축시켜 저항의 예봉을 꺾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따라서 김정훈 위원장이 9월 25일 관훈토론회에서 고용노동부의 규약 개정 요구를 “법외노조가 되더라도 수용할 수 없다”고 천명한 것은 옳다.
이 주장이 진정 책임 있게 현실이 되는 길은 지도부가 9월 28일 대의원대회에서 정권의 반민주·반노동적 규약 개정 요구를 거부하는 입장이 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