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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예비교사 8천 명이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 주최로 9월 28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전국초등예비교사총궐기대회’에 전국의 교육대학교 학생 8천여 명이 모였다.

박근혜는 학급당 학생수를 OECD 국가의 상위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공약 이행을 위한 교육부의 2014년 교원정원 증원 요구에 안전행정부는 단지 요구 인원의 8퍼센트만 증원하겠다고 답했다(정의당 정진후 의원실).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현장에는 ‘비정규 교원 제도’가 들이닥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영어회화전문강사(영전강) 제도가 도입됐고, 지금 새누리당은 박근혜의 ‘창조경제’에 발맞춰 융합과학교육전문강사 제도를 도입하고자 하고 있다.

여기에 반대해 전국의 교육대학교 학생들은 ‘정규교원 확충으로 학급당, 교사 1인당 학생수 감축 공약 이행’과 ‘비정규 교원 양산 정책 중단’을 요구했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고 있다지만 여전히 서울 지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학생 수 40명이 넘는 과밀 학급이 8백여 곳에 이르고, 학급당 학생수와 교사 1인당 학생수 모두 OECD 국가 평균을 웃돈다.

이 상황에서 “좀 더 양질의 좋은 교육, 좋은 교사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값싼 교육, 값싼 교사를 양산할 수 있을지”에만 몰두하는 정부를 비판하고 정규 교원 확충을 요구하는 것은 옳다.

그런데 교총 발언자는 연대 발언에서 “여러분이 영어를 충분히 잘 가르칠 수 있음에도 그들이 자리를 꿰차고 있다”며 영전강을 비난했다. 마치 영전강이 예비교사들의 자리를 빼앗고 있고, 그들은 가르칠 자격이 없다는 식이다.

그러나 비정규직 노동자인 영전강은 정부가 만든 나쁜 제도 때문에 해고될 처지에 내몰린 희생자들이다. 비정규직 확대에 이용된 영전강 제도는 폐지돼야 하지만, 잘못된 제도를 만든 정부 관료와 제도의 희생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구분하지 않고 영전강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은 문제다.

이미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가르친 경험을 갖고 있는 영전강들에게 전문적 훈련과 연수 과정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교육적’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집회에서 이러한 발언에 대한 비판적 언급이 없었던 것은 아쉽다.

영전강이 해고된다고 해서 예비교사의 일자리가 더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정부가 비정규직 교사를 늘리는 것은 비정규직과 정규직 교사를 이간질해 양쪽 모두 약화시키려는 의도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예비교사와 정규직, 비정규직 교사들이 단결할 때 교원 충원을 강제할 힘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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