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해산 시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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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통합진보당 해산을 추진하고 있다. 새누리당, 보수 언론, 우익 단체들도 ‘이 때다’ 하고 한 목소리로 ‘통합진보당 해체’를 외쳐 대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석기 의원에 대한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국회에 제명안을 올렸다. 그러나 이석기 의원을 승계하는 다음 진보당 비례대표도 “북한에 가서 간첩교육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아예 정당을 해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정당이 해산된 이후 소속 의원의 의원직 박탈, 피선거권 제한, 그동안 지급된 정당보조금 전부 환수 법안까지 줄줄이 내놓고 있다.
진보당 해산을 추진하는 정부와 우파는 진보당의 강령과 활동을 문제 삼고 있다. 진보당이 말하는 ‘노동자·민중이 주인되는 사회’와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해체’가 “헌법에서 보호할 수 없는 것”이고, “북한의 대남전략전술 동조”라는 것이다. 이들은 ‘방어적(전투적) 민주주의’*를 들먹이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진보당은 해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누가 진정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는가. 온갖 불법과 부패, 비리의 몸통인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은 민주주의를 말할 자격이 없다. 사실 이들이야말로 5·16쿠데타와 광주항쟁을 짓밟는 ‘내란’으로 권력을 잡은 정권의 후예들이다.
‘국정원 게이트’야말로 이들이 박근혜 당선을 위해 민주주의를 유린한 사건 아닌가. 지금도 ‘종북 마녀사냥’ 속에서 민주주의의 기본인 사상·표현의 자유를 난도질하고 있다.
게다가 진보당의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해체’ 주장은 완전히 정당하다. 미국의 패권을 위해 이 지역의 평화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주한미군·한미동맹에 반대하는 것은 평화와 민주주의에 어긋나지 않는다.
저들이 진보당을 해산하려는 진정한 이유는, 〈조선일보〉의 말대로, “[진보당이] 제주 해군기지 건설 현장부터 용산 철거민 참사, 쌍용자동차·한진중공업 해고자 복직 시위는 물론 FTA 폐기 시위, 국정원 댓글 사건 관련 촛불 시위 등에 거의 빠짐없이 참가해 왔”기 때문이다. 저들은 대중적 노동운동에 뿌리를 둔 진보당을 ‘종북’으로 낙인 찍고 불법화함으로써 운동을 이간질하고, 투쟁을 잠재우고, 사회를 더 우경화하려고 한다.
따라서 통합진보당의 노선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서 함께 이런 시도를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