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시 지지자들의 반군부 시위를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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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만 해도 군부의 파트너였던 무슬림형제단은 지금 현재 군부에 맞서 싸우는 주요 세력이 돼 있다.
군부 쿠데타 직후 이들은 민주적 선거를 통해 집권한 자신들이야말로 정통성을 가지며, 자신들을 쫓아낸 군부가 민주주의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이 혁명을 배신한 결과 지배계급뿐 아니라 민중도 그들을 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지금도 무슬림형제단 지도부는 이 주장을 철회하지 않았지만, 8월 대규모 학살이 벌어지고 9월에 대학 개강 이후 무슬림형제단 청년들의 활동이 본격화 하자 강조점이 바뀌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무르시 사진 대신에 학살당한 시위대 사진을 더 강조하고, 무르시 복귀 요구보다는 군부 지배가 무바라크 체제를 불러 들일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며 주장을 손질’(AP통신〉)한 것이다. 군부의 탄압 앞에서 고립을 탈피하고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할 것이다.
카이로 대학의 무슬림형제단 활동가는 “우리는 대통령 [무르시] 복귀를 외치지 않기로 했다. 우리는 공동의 적을 마주하고 있고, [혁명이 처음 시작된2011년] 1월 25일의 정신을 되살리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상황에서 혁명적사회주의자단체(RS), 4월6일청년운동 등 혁명 세력이 ‘혁명적 전선’을 결성하면서 군부와 무슬림형제단 반대를 같은 비중으로 나란히 내건 것은 아쉽다.
앞서 이집트의 혁명적사회주의자단체(RS)는 무슬림형제단이 혁명을 배신해서 민중한테서 버림받았다고 옳게 규정하면서도 “양쪽[군부와 무슬림형제단]을 대등하게 대하는 태도는 주저하고 망설이는 결과만을 낳을 것” 하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주적은 국가”라면서 군부가 이끄는 국가에 타협한 활동가들과 나세르주의자 등을 비판했다.
이런 입장에 따라 무르시 정권 복귀 등의 주장에서는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과 독립적인 주장을 견지하면서도 무슬림형제단 청년들의 움직임에 호응해 군부에 맞선 시위에서는 함께할 필요가 있다. 이는 무슬림형제단의 한계를 들춰내고 그 기층 활동가들을 혁명적 주장으로 끌어 당기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