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새벽당의 성장을 막는 것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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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반자본주의 월간지 《소셜리스트 리뷰》가 그리스의 반자본주의 정당 안타르시아 소속의 아테네 시의원이자‘인종차별·파시즘 반대 운동’(KEERFA)의 전국 소집자인 페트로스 콘스탄티누를 인터뷰했다.
지금 그리스에서 황금새벽당의 동향과 반파시즘 운동의 근황은 어떠합니까?
9월 18일 힙합 가수 파블로스 피사스가 살해된 뒤에 신나치 정당인 황금새벽당과, 황금새벽당을 비호한 정부에 대한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9월에 신나치들은 노조 활동가들을 겨냥해 노동계급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 일련의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공격의 와중에 파블로스가 살해된 것입니다. 황금새벽당은 이런 공격을 통해 테러할 대상을 그 지역의 노동계급 전체로 확장할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전술은 완전한 역효과를 낳았습니다.
파블로스가 살해된 바로 그날에 ‘인종차별·파시즘 반대 운동’(이하 KEERFA)은 대규모 시위를 조직했고, 일주일 만에 5만 명을 모아 아테네에 있는 황금새벽당 중앙당사로 행진을 벌일 수 있었습니다.
노동자들이 많이 참가한 이 시위는 그리스 최대 공공부문 노조가 지지하는 시위였습니다. 그리고 이 시위는 그동안 그리스에서 일어난 반파시즘 시위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시위기도 했습니다. 이 시위의 압력을 받은 집권당인 신민주당은 신나치를 보호해 주던 것을 멈추고 신나치를 탄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급진좌파 정당인 시리자는 시위를 조직하는 데 반대하며 콘서트를 기획했습니다.(거기에는 1백 명밖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황금새벽당을 강하게 공격하는 것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놀랐습니다. 이것은 단지 시위에 대한 대응입니까, 아니면 자본주의 수호 집단들 사이에서 황금새벽당의 성장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보십니까?
신민주당은 황금새벽당을 대하는 방식을 두고 분열했습니다. 한 분파는 나치들과 더 개방적으로 협력하며 나치를 정부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추진해 왔습니다. 다른 분파는 이런 접근법에 반대합니다. 그러다가 대중적 반파시즘 운동이 발생하자 황금새벽당을 정부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생각이 힘을 잃었습니다. 정부는 황금새벽당을 공격할 계획이 없었지만, 시위가 터져 나온 이후 더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진 것입니다.
황금새벽당을 멈추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황금새벽당은 온건해 보이려고 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유러파시스트가 아니라 뼛속 깊이 나치입니다. 그리스에서 황금새벽당의 지지도는 얼마나 됩니까?
황금새벽당은 정부가 긴축 정책을 도입한 이후 발전한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서 득을 봐, 선거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전통적으로 그리스 정치를 좌지우지했던 우파 신민주당과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사회당(PASOK) 모두 몰락했습니다. 두 정당의 득표는 절반 이상 떨어졌습니다. 이 덕에 황금새벽당처럼, 부패한 정치를 단죄하겠다고 말하는 인종주의적 데마고그들[거짓말을 유포해 대중을 선동하려는 자들]이 설칠 공간이 열렸습니다.
지난해에 황금새벽당은 선거에서 얻은 지지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에서 “돌격대”를 만들고 공포를 확산시키려 애썼습니다. 황금새벽당에는 몇 년에 걸쳐 형성된 나치 중핵이 있습니다. 황금새벽당의 지도자 격인 이 나치 중핵은 강경책을 추진했고, 정부와 경찰이 자신들에게 정치적 보호를 제공하는 것을 보며 전국에서 성장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습니다.
황금새벽당은 이주민과 노동조합과 좌파를 공격하려고 아테네의 도심에 지지 기반을 건설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전국적 수준에서도 같은 일을 해내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기대와 달리 대중적 저항이 일어났습니다.
지난해 총선 이후로 각 지역에서 전투적인 반파시즘 시위가 급속히 증가했습니다. 반파시즘 시위에 참가한 사람은 모두 10만 명 정도 됩니다.[그리스 전체 인구는 1천80만 명 남짓밖에 안 된다] 그 뒤를 이어 1월 19일에는 “반파시즘 도시 아테네”를 열망하는 거대한 저항의 물결이 일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운동은 얼마 동안 힘 있게 성장했고, 황금새벽당을 고립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문에 황금새벽당의 9월 공세가 재앙으로 끝난 것입니다.
‘인종차별·파시즘 반대 운동’(KEERFA)은 무엇을 정치적·조직적 본보기로 삼고 있습니까?
KEERFA는 공동전선 전술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공동전선 전술의 핵심에는 민주적이고 급진적인 세력들이 모두 신나치에 맞서 단결하자는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야 신나치가 거리 행진을 벌이며 인종차별적 독극물을 퍼뜨리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지역사회에서 인종 학살을 자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리스에서는 2008년 긴축에 항의하는 첫 번째 물결이 일었습니다. 우리는 이듬해인 2009년에 KEERFA를 결성했습니다. 그리스가 심대한 경제 위기로 빠져들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인종차별을 부추기며 이제 시작된 위기와 반긴축 저항운동에 대처했습니다.
정부는 수용소를 새로 짓고 거리에서 대대적으로 검문검색을 실시하는 등 이주민을 겨냥한 인종차별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파시스트가 자랄 수 있는 토양을 제공했습니다.
KEERFA가 결성됐을 때 많은 노조 활동가와 좌파가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중요하게는 10년 전 반전 운동을 시작하는 데 도움을 줬던 파키스탄 출신 이주민들이 강력한 지지를 제공했습니다. 그들은 이슬람 혐오와 인종차별적 공격에 맞서는 저항의 선두에 섰습니다. 파키스탄 출신 이주민이 KEERFA에 참여하자 아시아와 아프리카 출신 이주민들도 KEERFA에 가세했습니다.
우리는 정부가 계속해서 황금새벽당을 공격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정부는 계속 긴축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실업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절망감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정부는 황금새벽당이 다시 일어서는 통로를 열어 주고 있습니다.
정부가 황금새벽당을 공격하는 동안 그리스 경찰은 로마인 거주지를 급습해서 이른바 “금발 요정”이라고 부르는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이 급습의 배경은 무엇입니까?
“금발 요정” 사례를 보면, 그리스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점차 심각해지고 있고, 이를 좀 더 광범한 추세의 일부로 봐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쟁점은 최근 람페두사에서 일어난 일과 관련 있습니다. 얼마 전 람페두사에서는 이주민 4백 명이 익사했습니다.
람페두사는 이탈리아의 섬으로, 유럽에 들어오려는 이주민들이 거쳐 가는 장소입니다. 유럽연합은 이미 “Eurosur”(유럽 국경관리 시스템)라고 불리는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이것은 이주민들이 탄 배를 가로막기 위해 기획된 해상 감시 시스템입니다.
람페두사를 방문한 그리스 총리 안토니스 사마라스는 국경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유럽 국가들의 새로운 연합을 제안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람페두사에 가려다 목숨을 잃는데, 그 이유 하나는 그리스 정부가 터키에서 넘어오는 사람들을 막으려고 에브로스에 50킬로미터에 이르는 울타리를 설치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난민들은 바다를 건너는 위험한 여행을 해야 합니다.
그리스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음을 보여 주는 둘째 쟁점은 “금발 요정”과 관련해 일어난 일입니다. 이 사건은 그리스에 로마인들에 대한 인종차별이 명백히 존재한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 줬습니다. 경찰은 마약 거래 등에 연루된 “범죄자”가 로마인들 사이에 득시글거린다고 합니다. 그러나 경찰이 로마인 거주지를 급습했을 때 범죄 증거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당시 한 경찰관이 금발의 소녀를 발견하고는 그녀가 유괴됐다고 의심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로마인들의 머리카락은 “검은색”이지, 절대 “금발”일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러나 그 소녀는 유괴된 것도 아니고 생모가 “팔아 버린”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사건은 인종차별이 얼마나 심각한지, 인종차별이 얼마나 끈질기게 이용되는지를 보여 줍니다.
반파시즘 운동이 왜 중요하다고 보십니까?
반파시즘 운동은 여전히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우리[KEERFA]는 내년 3월 22일에 거대한 시위를 조직할 것입니다. 이 시위는 유럽 전역에 걸친 행동의 날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노동자, 학생, 모든 좌파 투사들의 단결을 건설해 거리에서 파시스트를 막아야 합니다. 최근 황금새벽당은 수감된 지도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전국 동원 시위를 아테네에서 개최했습니다. 그러나 참가자가 4백 명밖에 되지 않아 낭패를 봤습니다. 같은 날에 우리는 맞불 시위를 조직했는데 경찰의 방해가 심했는데도 2천 명 정도 모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신나치들을 고립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시리자는 이 시위를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KEERFA는 분명한 반파시즘 공동전선 전술을 기초로 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신민주당은 원내정당들이 신나치에 맞서 이른바 “헌법이 보장하는 영역”으로 모이자고 합니다. 이처럼 그들도 대중운동의 압력을 받아 황금새벽당에 맞설 방안을 나름 제시했습니다. 우리는 황금새벽당을 불법화하라고 요구하지 않고, 보조금 지급을 끊으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돌격대의 근거지인 그들의 사무실도 폐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정부는 황금새벽당이 테러방지법에 위배되는 범죄 행위를 했다는 혐의를 두고 있습니다. 이 법은 좌파를 막으려고 제정한 법이자, 노동자들의 점거 투쟁과 피켓팅 등을 제약하려고 제정한 법입니다.
아쉽게도, 국회의원이 많은 시리자는 두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 법안에 찬성했습니다. 법안에 반대한 두 명 중 한 명은 독일이 그리스를 점령했을 당시 아크로폴리스에서 나치의 깃발을 끌어내려 영웅이 된 인물입니다. 시리자는 파시스트에 맞서는 맞불 시위를 지지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KEERFA는 파시스트들에 맞서는 맞불 시위를 조직하는 데에 앞장섰습니다.
왜 그리스 정부는 당신을 비롯한 KEERFA의 주요 활동가들을 기소했습니까?
정부는 우리의 성명서 내용을 이유로 세 건의 재판에 우리를 기소했습니다. 첫째는 “대중에게 공포심을 유발한 것”, “그리스의 국제관계를 손상시킨 것”, “국가, 군대, 통화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킨 것”,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 등입니다. 이 중 두 가지는 국가정보국이 제기한 것인데, 우리가 알바니아인 두 명을 [현장에서 즉결] 처형한 경찰을 비난했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우리가 이주민 수용소에서 일어난 반란을 지지한 것을 이유로 기소된 재판입니다. 셋째는 황금새벽당의 변호사가 반자본주의 주간 신문 〈노동자 연대〉의 기자를 고발해 열리는 재판으로, 12월 12일에 재판이 열립니다. 그 변호사는 KEERFA가 그를 “파시스트의 조력자”라고 부른 것에 화가 나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아직 재판이 열리지 않았고, 노조를 비롯한 많은 단체가 재판을 열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만약 재판이 열려 유죄 판결이 나오면 우리[그리스 사회주의노동자당 SEK]는 엄청난 벌금을 물게 되고 아마도 감옥에서 몇 개월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또한 그들은 우리에게 신문 발행을 중단하라고 명령할 것이고, 우리는 이를 거부할 것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더 심각한 혐의가 씌워질 것입니다.
우리는 맞서 싸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공격은 우리를 검열하려는 시도고, 국가에 대한 우리의 비판과 나치에 맞선 우리의 운동을 멈추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우리의 입을 틀어막고 싶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