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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인천공항비정규직 노동자들

지난 11월 1일 공항 개항 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부분파업을 감행한 인천공항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하루 파업을 반복하며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비인간적인 차별과 멸시 속에서 쌓여 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응어리가 터진 것이다.

“우리도 사람인데, 화장실 바깥에 나오지를 못하게 들들 볶는다”, “화장실을 혼자 72칸이나 청소한다”, “노조를 만들고 나서야 병가·휴가가 생겼다. 그전에는 아픈 사람 병원까지 쫓아와 사직서를 받아 낼 정도였다”, “1년에 한번 근로계약서를 안 쓰면 잘리는데, 계약 만료일까지 끝내 계약서를 안 줘서 너무 불안하다.”

이렇게 일하는 청소 노동자들의 임금은 기본급 1백만 원 정도에, 각종 수당을 더해 봐야 1백30만 원 수준이다.

이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 임금 인상 요구는 매우 정당하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는 ‘진짜 사장’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면서, 파업 집회를 ‘불법 행위’로 몰고 있다. 공항 경찰대까지 동원해 파업 집회를 해산시키려 하고, 하청업체들에게 조합원 징계 해고 절차를 개시하도록 지시했다. 하청업체들은 집회를 채증하고 징계출석 요구서를 일부 조합원 집으로 보냈다.

그러나 현행 근로기준법이나 판례에 비춰 보더라도, 오히려 공항공사의 파업 방해나 대체인력 투입이야말로 ‘불법 행위’다.

인천공항공사 사측은 ‘대체인력이 있기 때문에 파업의 효과가 전혀 없다’고 홍보해 왔다. 파업 효과를 축소해 조합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려는 심산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탑승교(비행기와 공항을 연결하는 통로)의 경우, 지난 두 번의 하루 파업 때 비숙련 대체인력들의 실수로 항공기에 스크래치가 나거나 지연되는 일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공항 안에서 노동자 수백 명이 집회를 하는 것만으로도 ‘세계 1등 공항’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주고 있다. 노조가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 예정일에 전면파업에 돌입하려 하자, 공사가 평가일을 파업과 겹치지 않게 급히 하루 당긴 것도 파업의 효과를 반증하는 것이다. 공사는 파업으로 인해 “8년 연속 세계 서비스 1등 공항”이라는 간판을 내려야 할까 봐 상당히 초조했을 것이다.

“싸우니까 되는구나”

무엇보다 파업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높아졌다. 조합원들은 집단적 투쟁의 힘을 느끼고 있고, “‘이기고 싶다’는 오기도 더욱 강해졌다”.

세계공항서비스평가가 있는 날이면 “화장실에 숨어 있어야 했던” 청소 노동자들은 이번에는 투쟁 조끼를 입은 채 일했고, 정해진 업무 외의 요청에 대해서는 응하지 않았다. 협력업체 매니저들은 비조합원만 동원해서 평가를 치러야 했다.

합법적 쟁의권이 없는 지회 조합원들의 투쟁 의지도 높다. 김치훈 토목지회장은 “파업하는 4개 지회가 요구를 쟁취한다면, [다른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 전부에게 적용되기 때문에 우리 모두의 투쟁”이라고 말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파업의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세 번째 파업을 앞두고 그동안 꿈쩍 않던 인천공항공사가 결국 “하청업체 노사 간 미합의 사항을 전달해 달라”며 협상 의사를 비치기 시작했다.

“처음 파업을 시작했을 때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협상에 진척이 있다고 하니, ‘싸우니까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기가 오른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공항공사가 계속 시간 끌기만 하거나 돌변할 경우 파업을 이어갈 태세다.

노조가 대체인력 투입을 적극 막는다면 업무 마비 효과를 극대화해, 공사를 더욱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몇 년간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투쟁은 확대돼 왔다. 바로 얼마 전에도,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4일 동안의 파업과 본사 점거로 평균 23퍼센트(45만 원)의 임금 인상을 쟁취하는 등 통쾌한 승리를 거뒀다.

인천공항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를 보여 주는 상징적인 작업장 중 하나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투쟁이 통쾌한 승리를 거둔다면, 처지가 비슷한 노동자들과 투쟁 채비를 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