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집회규제법에 맞서 싸우는 이집트 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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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집트 과도정부는 집회를 하려면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하고, 주요 관공서 근처에서는 아예 시위가 불가능하며, 허가받은 집회도 임의로 중단시킬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집회·시위법을 통과시켰다. 카이로에 거주하는 기기 이브라힘이 이에 반대하는 활동 소식을 전한다. 그는 이집트 혁명적사회주의자단체(RS) 회원이다.
이집트에서 시위를 엄격히 규제하기 위해 도입된 새 법이 수많은 항의에 부딪혔다. 시위는 경찰이 시위 참가 대학생 한 명을 살해한 후에도 계속됐다.
항의 시위는 11월 26일 카이로에서 처음 열렸다.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를 해산시켰고, 시위 참가자들을 체포했다.
시위는 그날 오후 4시에 이집트 상원인 슈라위원회 앞에서 열렸다. ‘민간인에 대한 군사재판 반대’라는 단체가 시위를 주최했다.
대규모 경찰 병력이 파견됐다. 집회 시작 4분 후, 경찰은 시위대에 물대포를 쐈다. 진압 경찰은 많은 사람들을 체포하고 폭행하고 여성 집회 참가자들을 성추행했다.
경찰은 최루탄도 쐈다. 나는 이때까지 집회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내 바로 옆에 최루탄을 쏴서 나는 다른 여성 참가자들과 함께 몸을 피해야 했다.
그날 밤 나는 여성 참가자 몇몇이 구류돼 있는 경찰서에 갔다.
경찰은 여성 참가자 17명을 석방하겠다고 했지만, 이 여성들은 체포된 사람이 모두 석방될 때까지는 떠나지 않겠다고 버텼다.
경찰은 이 여성들을 질질 끌어다가 경찰 트럭에 실었다.
경찰은 그들을 사막으로 끌고가 구타한 후 사막에 버렸다. 그러나 이 여성들이 경찰 몰래 휴대전화를 가져간 덕분에 우리는 그들을 데려올 수 있었다.
이 여성들은 곧장 경찰서로 돌아가, 아직 갇혀 있는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경찰서 앞에서 항의 시위를 했다.
체포된 사람들을 전원 석방하고 새로 제정된 집회·시위법을 폐지하라고 요구하는 시위가 카이로를 비롯해 다른 많은 도시들에서도 열렸다.
표적 탄압
한편, ‘4월 6일 청년 운동’ 단체의 회원인 알라 압델 파타와 아흐메드 마헤르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11월 30일 알라 압델 파타는 경찰에 출두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12월 3일 저녁 경찰은 압델 파타의 집을 급습해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압델 파타의 아내가 영장 제시를 요구하자, 경찰은 그녀를 구타했다. 압델 파타는 토라 교도소에 수감됐다.
이런 탄압에도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11월 28일 경찰은 사상 최초로 카이로대학교에 난입해 최루탄과 실탄을 쏘아 대학생 무함마드 레다를 사살했다.
다른 시위 참가자 한 명은 한 쪽 눈을 잃었고, 여러 명이 다쳤다.
새 집회규제법을 폐지하고 체포된 사람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더 많이 벌일 계획이다. 우리는 [경찰 책임자이기도 한] 내무부 장관 무함마드 이브라힘의 사임도 요구하고 있다.
이 집회규제법은 혁명가들을 표적 탄압하고 혁명을 끝장내려는 수단이다.
그러나 이 악법이 우리를 가로막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는 시위와 파업을 계속할 것이고, 우리의 정치적 견해를 계속 표명할 것이다. 우리는 혁명가들의 희생으로 이런 권리를 얻었기에, 혁명이 승리하고 혁명의 모든 요구가 완수될 때까지 이 권리들을 지켜갈 것이다.
출처 영국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2382호 / 번역 김준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