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 교사 도입 계획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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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면 많은 교사들은 내년에 교사 수가 얼마나 늘지 관심을 갖는다. 교사 수의 부족을 몸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시간제 교사 도입 계획은 많은 교사들에게 커다란 불만의 대상이다.
정부는 2017년까지 시간제 교사를 3천5백 명 뽑겠다고 하고, 내년 신규 채용 정규 교사 몫 중 3백 명을 시간제 교사 6백 명으로 대체하겠다고 한다. 시간제 교사들은 요일제, 오전·오후제, 격일제 등의 형태로 일주일에 20시간 정도 일한다.
정부는 시간제 교사제가 ‘학생들에게 충분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 현장의 실정에 부합’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교사들은 수업뿐 아니라 담임 업무와 생활 지도 등 각종 업무를 한다. 그러나 시간제 교사는 수업만 할 공산이 크다. 그래서 학생들과 유기적인 교감대를 형성하기가 매우 어렵다. 또, 시간제 교사가 단지 수업만 하게 되면 업무 폭증 등 정규 교사들의 노동강도가 강화될 것이다.
자연히 정규직 교사 채용 몫이 줄어, 예비 교사들이 정규 교사가 될 확률이 그만큼 줄게 된다.
턱없이 부족한 신규 교사 임용 때문에 ‘아쉬운 대로 그거라도’ 하며 시간제 교사 임용시험에 응시하는 사람들이 꽤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진정 원하는 일자리는 질 좋은 정규직 일자리다.
그러나 시간제 교사가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라는 정부 발표는 틀림없이 거짓말이다. 정년을 보장한다는 정부 말을 믿고 응시한 영어회화전문강사들은 지금 대량 해고 위협을 받고 있다.
그리고 시간제 교사의 초봉은 4인 가족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친다. 호봉이 정규직에 비해 절반밖에 오르지 않으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정규직과의 임금 격차는 더 벌어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규 교사를 늘리는 것이다. 한국의 학급당 학생 수는 2012년 중등 기준 32.5명으로 2010년 OECD 평균인 23.4명보다 많다.
박근혜는 대선 때 ‘2017년까지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상위 수준으로 개선하겠다’고 공약했다. 그 말대로라면 2017년까지 추가 충원해야 할 교사 수는 10만 명이 넘는다.
그런데 최근 박근혜 정부는 2017년이 아니라 2020년에, OECD 상위 수준이 아니라 OECD 평균 수준으로 하겠다고 후퇴하고 있다. 그나마도 시간제 교사로 고용률 수치를 올리려 한다.
전교조 지도부는 시간제 교사제 도입을 반대해, 시간제 교사제 도입 반대 서명에 전교조 조합원은 물론이고 비조합원 교사들도 참가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