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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특근에 비정규직 투입 말라

기아차 사측은 주간 2교대 실시 이후 특근을 평일 근무와 똑같이 실시해(8시간+9.33시간) 주 6일 근무를 고착화하고 이를 위해 특근에 비정규직 투입을 집요하게 추진해 왔다.

그동안 기아차 노동자들은 이런 시도를 반대해 막아 왔다.

그런데 최근 금속노조 기아차 지부는 특근을 8시간+9.33시간으로 운영하는 것과 특근에 비정규직 투입하는 것에 합의했다. 특근지원금 13만 6천 원(한 조당 6만 8천 원)을 받는 대신 사측의 요구를 수용한 셈이다.

이번 합의 후 사측은 ‘달라진 휴일 생산특근’으로 ‘더 튼튼한 기아차의 미래를 만드는 데 매진할 수 있게 됐다’며 크게 기뻐했다.

사측이 기뻐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이 합의에는 문제가 있다.

첫째, 시간제 비정규직의 대거 양산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정년퇴사자, 직원 자녀와 친인척, 대학 실습생 등이 인턴사원이라는 이름으로 특근에 투입될 예정이다. 박근혜식 시간제 일자리,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의 기아차 버전이라 할 만하다.

이런 문제점을 덮기 위해서인지 특근에 투입되는 ‘인턴’에게 신규 채용시 가산점을 주겠다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그러나 비정규직을 대폭 양산해 놓고 막연한 미래를 약속하는 것은 우롱이다.

극소수 인원을 신규채용 할 때 고래심줄 같은 연줄이 없으면 입사는 꿈같은 이야기다. 올해 초 현대차에서는 장기근속자 자녀가 촉탁 계약직으로 일하다 신규채용이 안 돼 자결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졌다. 가산점 약속으로 비정규직 확대 합의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고착화

둘째, 주 6일 근무를 고착화시킨다는 것이다. 특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근무가 아니다.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합의한 체제로 바뀌면 특근을 매주 해 결국 주 6일 내내 일해야 한다는 압력이 커진다. 그동안 기아차 노동자들은 한 달에 평균 1~2회 특근을 했는데, 이보다 더 일해야 하게 된 것이다.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의 대거 투입으로 자신의 일자리가 위협받는다는 생각, 특근을 하지 않으면 동료들과 임금 격차가 커진다는 압박 등을 받으며, 주 6일 근무에 떠밀릴 것이다. 현대차와 광주지회는 이미 주 6일 근무제 형태로 특근이 운영되고 있다.

이것은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노동시간 단축 투쟁을 통해 얻은 성과를 무위로 돌리는 것이다. 또, 노동자들이 특근에 매달리면 기본급이 전체 임금의 30퍼센트밖에 되지 않는 기형적인 임금 형태를 바꾸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잔업과 특근이 많은 공장과 그게 없는 공장 사이의 임금 격차가 심해지면, 정규직 노동자 간의 갈등과 경쟁도 심해질 수 있다. 이번 합의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물론이고 정규직 간 갈등과 경쟁도 부추길 것이 우려되는 이유다.

진정한 해법은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기본급을 대폭 인상하는 것이다.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주 6일 근무를 고착화하는 이번 합의는 반드시 파기돼야 한다. 지금 열리고 있는 대의원대회에서 전투적 대의원들이 합의 파기를 주장하며 격렬하게 논쟁하고 있다. 이런 논쟁과 함께 현장을 조직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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