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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조 결성 보고대회:
“하루하루 허덕이며 희망 없이 살아 온 나날을 깨부수고 민주노조 깃발 아래 모였습니다”

4월 13일 SK브로드밴드(이하 SKB)와 LG유플러스(이하 LGU+) 작업복을 입은 7백여 명의 노동자들이 성북구민회관을 가득 메웠다. 우리 나라 재계 3위, 4위라고 하는 SK와 LG의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보고대회를 연 것이다.

거대 통신사 두 곳에서 동시에 노조가 결성됐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보고 대회에도 민주노총 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참석했다.

최근 삼성전자서비스, 케이블방송 등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 투쟁에 나서고 있다. 기업들이 서비스 산업에서 간접고용을 확산하면서 열악한 처지로 내몰린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기층에서 살아나고 있는 노동자들의 투지와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SKB와 LGU+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 설립도 이런 일련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보고대회에 온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생생히 폭로했다.

“저는 통신 계통에 10년을 있었는데 제 월급은 2백만 원조차 안 됩니다. 그동안 차에서 1천 원짜리 김밥 먹으면서 일했습니다.”

“하루 10시간씩 일해도 아이들 교육비를 댈 수가 없습니다.”

“명절 당일 날만이라도 근무를 좀 빼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저희 어머니 제사 마치고 딸 아이 세배도 못 받고, 10시 할당 받기 위해서 신당동에서 부평까지 1백20킬로로 달려가야만 했습니다.”

“회의가 있거나 일이 많으면 8시에 출근해야 합니다. 지각하면 2만 원을 내야 합니다.”

“제 친한 동료가 작업을 하던 중에 떨어져서 많이 다쳤는데 회사에서는 ‘네 보험으로 알아서 해라, 나는 모르겠다, 일은 언제부터 할 수 있냐’고 했습니다.이런 비인간적 대우를 도저히 참을 수 없었습니다.”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조 결성 보고대회 ⓒ노동자 연대

이제 이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부당한 현실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한다.

“늦게까지 일하고, 비 오는 날도 일하고, 일요일에도 당직 서야 하고. 이것이 원래 그래야 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이건 아니다’, ‘이제 좀 바꿔야 하지 않나’는 생각이 들어서 저와 000 기사, 000 기사 세 명이 노조를 만들겠다고 찾아갔습니다.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 이제는 세 명이 아니라, 지금 여기 모여있는 조합원들이 다 같이 싸워서 우리가 누리지 못했던 권리들을 하나하나 찾아갔으면 합니다. 힘차게 달려갑시다.”(LGU+ 경상현 지부장)

“우리는 노동자라는 사실을 모른 채 여태 살아왔습니다. 노동자가 가지는 권리를 모르고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우리 권리는 다른 사람이 찾아주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 찾을 것입니다. … 우리는 과거의 분노를 미래의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투쟁할 것입니다.”(SKB 이경재 지부장)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노조] 설명회를 갔습니다. 그날 ‘나는 LG의 노예처럼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이제 LG의 노예가 아닙니다. 노동자로서 끝까지 투쟁하며 싸우겠습니다”(구로·양천 조합원)

노조가 결성되자, 사측은 노동자들을 개별 면담하며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노조에 가입하면 해고하겠다’, ‘센터 폐업하겠다’, ‘원청이 재계약 안 할 거다’는 협박도 했다. 원청도‘우리와 상관없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SK가 박힌 명함을 하청 업체 명의의 명함으로 바꾸는 등 꼼수를 부리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두 노동조합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에 있는 센터의 3분의 2에서 노조가 조직됐고,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노동자들은 “지금 현장의 전반적 분위기는 ‘노조가 대세다’, ‘노조 꼭 필요하다’, ‘누가 나선다면 함께하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장들이 서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통신사 두 곳에서 노동자들이 하나의 노동조합으로 단결해 공동 투쟁을 선언한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사장들이 ‘우리 회사가 잘돼야 직원에게도 좋다’며 노동자들을 이간질하는 게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바닥을 향한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서로 단결하며 함께 노동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서로 다른 회사의 케이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단결해 투쟁하면서 노동조건을 서로 끌어올렸다.

케이블 비정규직 투쟁, 삼성전자서비스 투쟁 등 지난해 이어진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투쟁과 성과도 통신 비정규직 노조 설립에 좋은 영향을 줬을 것이다. 역으로 통신 노동자들의 대규모 노조 설립이 다른 간접고용 노동자들에게도 자신감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 위영일 지회장은 보고대회에 참가해 “저한테도 든든한 우군들이 전국에서 막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 이 괴물 자본 삼성과의 싸움이 언제 끝날까, 그런 두려움에 빠져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내 주위를 돌아보니까 이렇게 많은 동지들이 제 곁에 있다는 것이 정말 저에게는 위로와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하고 말했다.

SKB와 LGU+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4월 동안 노조를 확대하고 요구를 정리해, 임단협 교섭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