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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조 설립:
케이블방송·통신 노동자들이 공동 투쟁에 나섰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민주노총 희망연대노조에 가입했다.

지난해 희망연대노조 소속 씨앤앰과 티브로드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이 파업과 투쟁에 나서 노동조건을 개선하자, 이에 자극을 받은 통신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조를 조직한 것이다.

통신과 케이블 방송에 진출한 대기업들은 매년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수익을 올려 왔다.

그러나 통신 노동자들은 하루 1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토요일 정상근무에 일요일 당직까지 있다 보니 월 평균 2 ~ 3일 쉬는 게 고작이다.

이런 장시간 노동에도 임금은 형편없다. 연장근로, 휴일근로에 따른 시간외 수당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휴가비 등 복리후생비도 일절 없다. 상당수 노동자들은 4대보험도 적용받지 못하고 있다. 업무에 필요한 차량과 유류비, 통신 요금, 자재 구입비, 명찰·명함 제작 비용 등도 모두 노동자들의 몫이다.

이도 모자라 각종 페널티 명목으로 월급에서 수십만 원씩 떼이기도 한다. 고객에게 민원이 들어와 원청(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이 각 센터(하청업체)의 평가 등급을 낮추면, 해당 기사들의 월급이 깎이는 일은 예사다. 이렇게 노동자들이 부당하게 부담하고 떼이는 비용이 매달 70여만 ~ 90만 원에 이른다.

이렇게 끔찍한 노동조건을 강요하면서, SK브로드밴드가 노동자들을 “행복 기사”라고 부른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노동자들은 다단계도급, 소사장제, 개별도급(건당 수수료) 등 온갖 간접고용 형태로 복잡하게 고용돼 있다. 심지어 한 센터(협력업체) 안에서조차 고용 구조가 각기 다르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근무복, 명함, 명찰에는 모두 SK나 LG 마크가 있다. 또 원청이 직접 교육, 업무 지시, 평가 등을 감독한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위장도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 통신사들로 확산된 노동조합 결성 케이블 노동자들의 투쟁이 통신사 비정규직 조직화에 밑거름이 됐다. ⓒ사진 제공 〈노동과 세계〉

노동자들은 “더는 이런 현실을 참고 인내하지 않기로 결단”해 노조를 만들고, “행복하지 못한 노동자들의 행복해지기 위한 인간선언”을 했다.

노조가 설립되자 사측은 노동자들을 개별 면담하며 노조 탈퇴 협박을 하고,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줬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이 매일 수십 명씩 노조에 가입하고 있다. 이미 조합원이 1천여 명에 이른다. 노동자들의 분노와 자신감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박근혜 정부의 규제완화 조처로 통신과 케이블 방송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사장들은 이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노동자들에게 더한층 실적 강요와 경쟁 압력을 넣고 있다.

사장들이 피 튀기는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노동자들이 하나의 노조로 조직돼 공동 투쟁을 시작한 것은 의미가 깊다. 노동자들은 공동 투쟁 속에서 사장들이 강요하는 경쟁이 아니라 진정한 노동자 단결과 연대를 경험할 수 있다. 그리고 사용자가 ‘우리 회사가 잘 돼야 직원들도 잘 된다’며 노동자들을 이간질하기 어렵게 되기 때문에 노동조건을 서로 끌어올리는 데에도 더 유리하다.

계속 확대되고 있는 케이블방송·통신 노동자들의 노조 설립과 투쟁은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투쟁 등 다른 간접고용 비정규직 투쟁에도 자신감을 불어넣으며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씨앤앰, 티브로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4개 작업장의 노동자들이 공동 투쟁을 시작했다. 진정한 노동자 연대를 보여 주는 케이블방송·통신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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