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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법외노조 저지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6월 19일에 전교조의 설립 취소 여부가 판가름 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24일 고용노동부는 전교조에 ‘노조 아님’을 통보했다. 해고자의 노조 활동과 가입을 금지하라는 노동부의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노동부의 ‘노조 아님’ 통보는 21일 만에 그 효력이 잠정 중지됐다. 11월 13일 서울행정법원이 전교조가 낸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당시 전교조 조합원들이 압도적으로 규약시정명령을 거부하고 법원이 전교조의 손을 들어 준 것은 박근혜 정부에게 통쾌한 일격을 가한 것이었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전교조 탄압 분쇄를 위한 전국교사대회. ⓒ이윤선

그러나 전교조의 합법적 지위는 일시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6월 19일 1심 소송에서 패소하면 법외노조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1심 재판부가 지난해 11월 법외노조 통보 효력정지를 결정한 재판부이기 때문에 한때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세 차례 심리를 지켜보면서 재판 결과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공무원노조가 ‘노조설립신고 반려 취소’ 소송에서 패소한 것도 불길하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의 전교조 공격이 집요하다. 특히, 법외노조화 시도로 전교조를 위축시키고 투쟁력을 떨어뜨리려 한다. 그리하면 시간제 교사제, 교원평가·성과급 일원화, 특권학교 확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공무원연금 개악, 교육 민영화 등 교육을 송두리째 흔들 공격을 좀 더 쉽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교조를 지키는 것은 교육을 지키는 것이기도 하다.

전교조의 재판 결과는 다른 노동자 운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전교조가 승소하면 다른 노동자들의 사기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반대로, 전교조가 패소하면, 우파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반(反)전교조 선동을 해댈 것이고 교사를 포함한 많은 노동자들이 당혹감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전교조 법외노조 문제는 전교조만의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CMS 전환 등을 통한 조합비의 안정적 징수가 법외노조 공격에 맞선 대응의 전부일 수가 없고, 심지어 가장 중요한 것일 수도 없다.

긁어 부스럼?

실제로 많은 조합원들이 ‘법외노조가 되면 어떡하지?’ 하며 불안감을 느낀다. 법원 결정 이전부터 조합원들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대응이 없는 상태에서 패소하면, 조합원들의 혼란과 동요가 더 클 수 있다.

전교조 지도부는 조합원들이 판결만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된다. 법외노조 공격의 진정한 목적이 조합원들의 투쟁력 약화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장 조합원들이 다수 참가하는 단체 행동을 조직해야 한다.

이를 통해 조합원들을 최대한 결속시키고, 노동자들과 광범한 진보적 대중에게 전교조의 법외노조 위협 상황을 정치적으로 환기시킬 수 있다. 그럴 때 법외노조 공격에 맞선 정치적 연대도 이룰 수 있다. 또,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교조 문제’를 정치 쟁점화해 선거 의제로 부각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활동과 투쟁들은 재판부에도 상당한 정치적 압력이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법원 판결을 앞두고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좋을 게 없다는 생각도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재판부가 순전히 법리적 측면만 따져 판결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사회적으로 첨예한 쟁점일수록 정치적 측면을 더 고려한다. 무엇보다, 정부와 우파 언론들이 은밀하게 또는 공공연하게 재판부에 압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비밀도 아니다. 우리가 정치적 힘을 보여 줄 때 재판부는 우리 편의 압력도 의식할 것이다.

지난 2월 전교조 대의원대회는 법외노조 저지 투쟁이 전교조가 힘을 쏟아야 할 우선적 쟁점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상반기에 법외노조 저지를 위한 조합원의 단체 행동을 배치하기로 한 것이다. 이제 이 계획을 실질적인 행동으로 옮길 때다.

지난해 전교조 조합원들은 압도적으로 규약시정명령을 거부해 다른 노동자들과 진보진영의 광범한 지지를 받았다. 그리고 ‘민주교육과 전교조 지키기 전국행동’에 1천 개가 넘는 단체들이 모였다. 우리가 저항에 나설 때 길이 열린다는 점을 보여 준 것이다.

따라서 법적 대응에 머무르지 말고 법외노조 저지 캠페인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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