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잔업 거부를 시작한 현대차 전주공장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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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주공장 노동자들은 5월 초까지 잔업·특근을 거부하며 두 달 동안 싸웠다. 사측이 근태관리 강화, 각종 합의서 무시, 징계 남발 등을 했기 때문이다. 버스부 노동자들은 합의서 위반에 반발해 5일간 생산을 완전히 마비시키기도 했다.
이에 압박을 받은 사측은 결국 노동자들에게 현장통제 중단을 약속했다. 5월 12일 사측과 전주공장위원회가 조인한 합의문에는 “회사는 현장탄압 하지 않는다”, “각종 합의서 및 작업재개표준서를 준수한다” 등이 포함됐다. 손배·가압류와 평조합원들에 대한 징계가 철회됐고, 고소·고발 인원도 축소됐다.
그러나 합의서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사측은 노동자들의 뒤통수를 쳤다. 복귀 첫날부터 관리자들은 현장을 돌며 잔업시간에 노동자들을 감시·통제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이에 반발해 부서별로, 작업반별로 잔업이나 특근을 중단하기도 했다.
버스부 한 작업반에선 또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세월호 참사의 교훈처럼, 이런 사고가 발생하면 이윤을 따질 게 아니라, 그 즉시 원인을 찾아내고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다. 실제로 전주공장에는 ‘안전사고 발생 시 라인 가동을 중단하고 대책 설명회를 진행한 뒤에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는 노사 합의(작업재개표준서)가 있다.
5월 12일 사측은 작업재개표준서를 준수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마저 휴지조각으로 만들려 했다. 노동자들은 9시간 동안 작업을 거부하며 라인 가동을 멈춰 세웠다. 결국 사측은 설명회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현장통제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현장탄압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이 근태관리 중단은 아니라는 것이다. 노동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버스부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잔업시간에 반장들이 두 차례나 통로를 돌며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지 일일이 체크하고 있습니다. 수치스러움마저 듭니다.
“조합원들은 사측의 합의 번복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두 달 동안 잔업·특근을 거부해 임금 손실이 있어 이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수당이 깎여도 사측에 확실하게 힘을 보여 줘야 한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전주공장위원회는 5월 26일부터 다시 ‘현장통제 중단’을 내걸고 전 공장에서 무기한 잔업 거부를 시작했다. 두 달여간의 수당 삭감에도 다시 투쟁이 재개된 것을 보면 노동자들의 투지도 낮지 않은 듯하다.
5월 14일 열린 현대차지부 대의원대회에서 전주공장의 한 대의원은 “다시 사측의 압박이 시작되면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전주공장 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