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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당국 탄압 규탄 기자회견:
1백83명 사형선고 철회하고 수감자를 석방하라!

 6월 26일 이집트 대사관 앞에서 '이집트에서의 대규모 사형선고 철회와 시위금지법 위반자 석방 촉구 기자회견'이 있었다. 다음은 그 기자회견문이다.

26일 이집트대사관 앞 항의 기자회견 참가자들. ⓒ이윤선

26일 주한 이집트대사관 앞에서 이집트 군사정권의 대규모 사형선고 철회, 시위금지법수감자 석방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민주노총, 언론노조, 국제민주연대, 노동자연대, 인권연대 등 16개 단체가 이 기자회견을 주최했다.

첫 발언을 한 전국언론노동조합 강성남 위원장은 이집트에서 최근 10년 등의 중형을 선고받은 〈알자지라〉 기자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2011년 이집트가 중동지역에서 자유혁명의 중심지가 됐고,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 받았으나 시행착오 속에서 또 다른 신독재를 불러왔고, 탄압받는 상황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이집트 언론의 자유 묵사발 됐습니다.

“몇 년 전에 한국에 파견된 알자리자 기자에게, 자유언론을 실천하는 시스템과 의지가 부럽다고 말했는데 그 기자들이 수감되고 십 년의 징역형을 받았습니다.

“민주주의 후퇴는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지구적 문제입니다. 우리는 국제연대를 더 공고히 하고 언론관련 국제기구를 통해서 이집트의 민주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강력하게 전달할 것입니다. 이집트 민중의 새로운 투쟁을 위한 용기와 이집트 현 정권의 폭력적인 탄압을 규탄하면서 연대의 정신을 살리겠습니다.”

<알자지라> 기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전국언론노동조합 강성남 위원장. ⓒ이윤선

이어서 인권연대 김보미 활동가가 최근 이집트 당국이 수백 명에게 사형을 확정 지은 것을 비난했다.

"지난 3,4월에 걸쳐 2개월간에 1000명 넘는 사람에게 사형을 확정 지었고 또 21일에는 183명에 대한 사형을 확정했다. 알자리자 외신 기자에게도 유죄를 선고했다.

“모든 사람은 생명, 자유 및 신체의 안전에 대한 권리를 가진다. 어떤 국가도, 어떤 정권도, 한 개인 국민에게 권력의 칼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없고 그래서는 안된다. 이집트 군부 세력의 대량학살에 가까운 사형선고 철회, 시위금지법, 언론탄압중지 요청에 연대의 뜻을 같이 하겠다.”

대규모 사형선고를 규탄하는 인권연대 김보미 활동가. ⓒ이윤선

시위금지법

노동자연대 김종환은 이집트 정부가 시위금지법을 만들어 활동가들을 탄압하는 것을 폭로했다.

“무바라크는 석방되고 그를 퇴진시킨 활동가는 징역 형을 선고받는 것이 오늘날 이집트 현실입니다.

“이집트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변호사이자 혁명적사회주의자단체 회원 마히누르 엘마스리는 시위금지법으로 2년 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은 이집트에서 인권을 수호하고,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무엇보다 빵, 자유, 사회정의를 요구한 이집트 혁명 운동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또한 우리의 행동은 감옥 안에서도 투쟁 중인 사람들에게 용기를 잃지 않게 해 줄 것입니다.“

시위금지법으로 구속된 마히누르 엘마스리 석방을 요구하는 노동자연대 김종환 활동가. ⓒ이윤선

끝으로 국제민주연대 활동가가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후, 모든 참가자들이 함께 항의서한을 대사관에 전달했다.

기자회견문

이집트 당국은 대규모 사형선고 철회하고 활동가·기자들을 즉각 석방하라! 시위금지법을 즉각 폐지하고 집회·결사·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라!

이집트 민중은 2011년, “빵, 자유, 사회 정의”를 요구하며 독재 정권을 무너뜨렸고 이는 전 세계 민중을 감동시켰고 용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혁명 발발 3년이 지난 지금, 이집트 민중은 큰 어려움에 부딪혀 있다.

독재 정권 시절,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노동자와 민중을 짓밟았던 이들이 다시금 권좌에 앉은 것이다. 대통령 엘 시시는 2011년 혁명으로 쫓겨났던 무바라크 정권을 뒷받침하던 군부 출신이다. 엘 시시는 전임 무슬림형제단 정부가 혁명을 배신해서 민중에 의해 쫓겨난 상황을 이용해 권력을 잡았지만, 진정한 혁명 운동을 짓밟으려 한다.

최근 이집트 당국은 무려 1백83명에 달하는 이들에 대한 사형선고를 확정지었다. 이런 끔직한 판결은 지난해에 불과 사흘만에 1천 명 이상 살해한 대규모 시위 진압과, 3월과 4월 각각 5백29명과 6백83명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것의 연장선상에 있다. 모두 사회 전체를 공포에 떨게 해 정부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위축시키고 혁명 운동을 짓밟으려는 정치적 목적에 따른 것이다. 피고인들이 변호 받을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지도 않은 채 졸속으로 진행된 이 재판은 무효이고, 사형선고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

이집트 당국의 탄압은 전임 무슬림형제단 정권의 지지자들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혁명의 대의를 위해 2011년부터 투쟁해 온 노동운동 변호사 마히나이르 엘마스리, 비판적 블로거 알라 압델 파다 등 무슬림형제단 정부에도 맞서 싸운 이들도 대거 구속돼 있다. 이들은 군부 쿠데타 이후 제정된 시위금지법으로 감옥에 갇혀 있다. 이집트 당국은 시위금지법으로 사실상 모든 반정부 시위를 금지하고 있다. 집회·결사의 자유라는 민주적 기본권이 통째로 부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최근 이집트 당국이 알라 압델 파다에게 시위금지법에 반대하는 시위를 조직했다는 이유로 15년 형을 선고한 것을 규탄한다. 그와 다른 시위금지법으로 인한 수감자들은 즉각 석방돼야 한다.

이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중에 이집트 당국의 또다른 만행이 들려왔다. 군부 쿠데타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 〈알자지라〉의 기자 3인에게 단지 군과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7년~10년 형에 달하는 중형을 선고한 것이다. 이집트 당국은 이들이 ‘거짓 뉴스’로 국가 안보를 위협했다는 억지 논리를 내세운다. 그러나 진정한 의도는 이들을 본보기 삼아 이집트 내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것이다.

이집트 현지의 노동, 사회, 인권 활동가들은 당국의 탄압에 반대하는 국제 연대를 6월 21일 전후로 호소했다. 국제사회는 이에 호응해 이집트 당국의 탄압에 반대하고 나섰다. 6월 20일 그리스, 6월 21일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아르헨티나, 아일랜드 등에서 각국 이집트대사관 앞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영국 〈BBC〉와 미국 〈CNN〉 등의 언론인들이 〈알자지라〉 기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행동에 나섰다. 우리는 이곳 한국에서도 이집트 활동가들과 수감자들에 연대하고 이집트 당국의 탄압을 규탄하기 위해 모였다.

우리의 요구는 다음과 같다.

-이집트 당국은 1백83명에 대한 사형선고를 즉각 철회하라.

-이집트 당국은 시위금지법으로 구속한 이들을 즉각 전원 석방하라.

-이집트 당국은 〈알자지라〉 기자 3인을 비롯한 모든 언론인을 즉각 석방하라.

-이집트 당국은 시위금지법을 즉각 폐지하고 집회·결사·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라.

2014년 6월 26일

민주노총, 민중의힘, 경계를넘어, 국제민주연대, 나눔문화, 노동자연대, 반전평화연대(준),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된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사회진보연대, 인권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참여연대, 청년좌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