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측은 현대차 울산4공장에서 UPH(시간당 생산대수)를 올리려 혈안이 돼 있다. 그러나 4공장 해당 부서 조합원들은 9개월 동안 UPH-UP을 반대해 사측의 시도를 무력화시켰다.
그러자 4공장 관리자들은 UPH-UP을 수용하지 않으면 4공장 생산 물량을 다른 공장으로 이관하겠다고 협박했다. 생산 물량을 두고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는 고전적 수법을 사용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경훈 지부장은 사측이 물량이관을 위한 조정위원회를 요청하면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4공장 대의원회 대표도 물량이관 협박에 흔들려 사측과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2공장 대의원회가 유례 없는 입장을 발표했다. “4공장 사측이 UPH-UP이 현장의 반대로 여의치 않자 비열하게도 ‘생산 물량이 2공장에 넘어갈 수도 있다’며 2공장을 이용해 4공장 활동가들과 조합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며 “2공장 대의원회는 물량 이관을 요구한 적도 없고 결코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공장 조합원들을 노노분열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면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것은 4공장 조합원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UPH-UP에 반대해 활동했던 4공장 현장위원들 일부가 2공장 대의원회 대자보를 출력해 조합원들에게 나눠주고, 카톡으로 퍼날랐다!
2공장 대의원회는 사측의 분열 시도에 맞서 어떻게 연대해야 하는지 모범을 보여 줬다.
4공장 대의원회 대표는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최근 벌어진 4공장 일부 대의원들의 도박 사건에 대한 조합원들의 분노가 중요한 영향을 줬을 것이다. UPH-UP을 두고 사측과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대의원들이 도박 사건으로 불구속 입건되면서 사측에게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 대의원들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2공장 대의원회의 입장 표명도 협상 중단을 끌어낸 한 요인이었다. 4공장 대의원회 대표는 협상 중단을 선언하면서 2공장 대의원회의 입장 발표가 한 이유가 됐다고 밝혔다.
협상이 중단됐지만 투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현대차 사측은 집요하게 4공장 UPH-UP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2공장 대의원회의 연대는 지속돼야 할 소중한 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