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은 노동자들이 파업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직장폐쇄를 철회하겠다고 했지만 노동자들은 “승리할 때까지 투쟁을 멈출 수 없다”며 굳건히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티브로드는 지난해에만 당기순이익이 1천7백억 원에 이르고, 올해로 이월된 이익잉여금도 2천억 원이 넘는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임금은 형편없다. 따라서 임금을 인상하고 복지 수당을 늘리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매우 정당하다.

한편 8일부터 씨앤앰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조합원 74명이 해고된 것에 항의해 노동자들이 하루 파업을 벌이자 씨앤앰 사측이 전 조합원에 대한 직장폐쇄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씨앤앰 사측은 ‘경영이 어렵다’며 임금 20퍼센트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경영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

씨앤앰의 대주주인 맥쿼리와 MBK가 무리한 차입으로 씨앤앰을 인수한 탓에 이자 비용만 매년 1천억 원이다. 게다가 저들은 씨앤앰을 인수할 때 약속한 투자도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 지난 4년간 단물만 빼먹은 것이다.

그러고는 한 푼이라도 더 매각 대금을 높이려고 ‘업체 변경시 고용승계 하겠다’는 지난해 합의도 어기고 조합원 74명을 해고하고, 임금 삭감을 요구하는 것이다. 저들에게 노동자들이 양보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티브로드와 씨앤앰 사측이 직장폐쇄까지 하며 강경하게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것은 지난해 노동자들이 거둔 승리에 대한 반격이다.

승리

지난해 씨앤앰 정규직 노동자들이 승리하자, 씨앤앰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노조를 만들고 투쟁에 나서 노동조건을 개선했다. 그러자 같은 업계에 있던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노동조합을 만들고 ‘씨앤앰 수준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38일간 파업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이 때문에 씨제이헬로비전 동종 업체들도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했다. 씨앤앰과 티브로드 노동자들이 서로를 고무하며 투쟁해 케이블방송 전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끌어올린 것이다.

또, 케이블방송 업체 간 경쟁 격화로 사측이 양보할 여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지금 케이블방송 업체들은 유료방송 시장에서 더 많은 이윤을 차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서 저들은 ‘외주팀’, ‘유통점’ 같은 더 열악한 간접고용 일자리를 늘리고, 노동자들의 처우를 악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씨앤앰·티브로드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의 투쟁은 자본 간 경쟁으로 더 열악한 처지로 내몰리는 동종업계 노동자 모두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의로운 투쟁이다. 또한 이 투쟁이 승리하면 같은 처지에 있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삼성전자서비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41일간 노숙농성 끝에 소중한 성과를 낸 것처럼 단결해 단호하게 싸워야 한다.

티브로드의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작년에 투쟁에서 승리하고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에게 내 머리띠를 묶어 주며 함께 승리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다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머리띠를 받았습니다. 함께하는 동지들이 있기에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의 투쟁은 다시 SK, LG의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에 이어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연이은 승전보를 울릴 수 있도록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