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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의 맑시즘2014 개막식 연설:
“우리는 지구 반대 편에 살지만 같은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먼저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SWP)을 대표해 연대의 인사를 전하면서 연설을 시작했다.

“우리는 지구 반대편에 멀리 떨어진 나라에 살고 있지만 같은 조건에서 같은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주최 단체가 준비한] 개막식 영상에서 본 많은 투쟁 중 특히 세월호 유가족들의 모습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게 1989년 영국에서 일어난 힐스보로 사건을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당시 축구장에서 리버풀 축구팬 96명이 압사 당했는데 경찰의 책임이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피해자들의 책임이었다고 거짓말했고, 우파 언론과 총리 대처는 경찰을 편들었습니다. 특히 대처는 힐스보로 경찰이 몇 해 전 광원 파업에서 노동자들을 분쇄한 것에 보답하려고 그랬습니다.”

그는 한국의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각별한 연대를 표현하고 싶다면서 투쟁으로 진실을 쟁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힐스보로 유가족들은 진실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끈질기게 벌여서 최근에야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승리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맑시즘2014 개막식에서 연설하는 알렉스 캘리니코스. ⓒ이미진

체제의 위기와 야만

그는 이어서 오늘날 세계경제 위기와 그것을 둘러싼 투쟁의 의미를 제시했다.

“우리가 공통점을 갖는 이유는 우리 모두 자본주의 체제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는 이윤을 최우선으로 하는 체제입니다.

“오늘날의 세계경제 위기는 1930년대와 비견할 만합니다. 그리고 각국 지배자들의 대응은 똑같고, 우리에게 공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위기의 원인이 신자유주의였는데도 더 많은 신자유주의를 강요하는 것입니다. 마치 질병을 치료약인 듯 처방하는 것입니다.

“한국의 철도 파업, 삼성 노동자 파업, 전교조 투쟁, 의료민영화 반대 소식을 영국에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있는 영국에서도 최근 공공부문 노동자 1백만 명 이상이 파업에 나섰고 또 다른 파업도 준비 중입니다.

“이런 조직노동자들의 집단적 행동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단지 지배자들의 공격을 막을 수 있기 때문만이 아니라 사회를 바꿀 방향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자본주의를 깨고 연대에 기반한 사회 말입니다.”

그는 또한 오늘날 우리가 보는 야만이 체제의 논리에서 비롯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로지 노동계급의 투쟁만이 희망을 줄 수 있습니다. 지배자들은 증오와 절망만을, 정확히는 증오를 조장하는 절망만을 우리에게 줄 뿐입니다.

“제가 온 유럽에서는 파시즘이 번지고 있습니다. 파시즘은 지금의 위기가 자본주의나 은행들 때문이 아니라 이주민들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파시즘이 이처럼 서로를 증오하게 만드는 것은 체제의 논리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것입니다.

“바로 이윤을 추구할 뿐 아니라 서로 경쟁한다는 체제의 논리 말입니다. 지금 자본주의 지배자들은 마치 강도들이 강탈한 돈을 자기들끼리 어떻게 배분할지를 놓고 서로 총질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단지 경제적 경쟁뿐 아니라 지정학적 경쟁도 있습니다. 미국의 힘이 축소되면서 지정학적 경정이 더 격화되고 그에 따라 전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제가 유럽에서 이곳 한국에 올 때 비행기를 탔는데 그 항로가 아주 복잡했습니다. 유라시아 대륙 이곳 저곳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피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가 그랬고, 중동이 그랬습니다. 시리아에서 내전으로 10만 명이 죽었고, 이라크로 번졌습니다. 리비아에서도 내전 양상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학살도 자행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과 관련해서, 적어도 서방 언론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말합니다. 팔레스타인 문제에서도 피해자들 탓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학살은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과 유럽 제국주의에게 분명히 가장 큰 책임이 있습니다.

성황리에 개최된 맑시즘2014 개막식. ⓒ이미진

다른 세계

끝으로 한국이 속한 동아시아가 점차 위험해지고 있다며 전혀 다른 세계를 위한 싸움에 다 같이 나서자고 역설했다.

“불행히도 군사적 경쟁이 가장 크게 떠오르고 있는 곳은 바로 이곳 동아시아입니다. 거의 모든 나라가 국방비를 늘리고 있습니다. 여기 남한 정부도 철도는 기꺼이 민영화하면서 군비는 늘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하자 그 힘의 공백을 놓고 동아시아 각국이 서로 경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 총리 아베는 지금의 아시아가 제1차세계대전 당시의 유럽과 같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아베는 군비를 더 타내려고 하는 우익 민족주의자이기 때문에 그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1백 년 전 유럽에서 전쟁을 부른 제국주의 열강 간 경쟁의 패턴이 지금 동아시아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대안이 있습니다. 그 대안은 바로 노동자들의 대규모 투쟁 속에서 자라는 연대에 기반한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어디에 있든, 자본주의를 없애고 사회주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단결하고 투쟁합시다.”

알렉스 캘리니코스는 남은 맑시즘2014 기간 동안 ‘《자본론》 코드 풀기’, ‘오늘날 제국주의를 이해하기’, ‘오늘날 국제 계급투쟁’에 대해 연설한다.

더 자세한 사항은 맑시즘2014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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