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논리로는 제국주의에 일관되게 맞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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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스탈린주의자들(옛 공산당 계열)은 시리아를 반제국주의 국가로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타도하려는 시리아 혁명을 “CIA의 음모” 따위로 폄하했다. 시리아 정권이 자국민을 무수히 학살하는 것에 눈감으면서 말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시리아 정권이 미국에 협력해 온 사실에도 눈감았다.
최근 ‘이슬람국가’에 대한 대응을 놓고 시리아 정권은 미국과 공조하고 나섰다. 시리아 정권은 미국의 개입을 공개 환영했고,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시리아 정권이 이미 미국에게서 정보를 제공받아 ‘이슬람국가’를 공격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관료들도 시리아 정권과 어떤 형태로든 협력할 것임을 숨기지 않는다.
이는 시리아를 반제국주의 국가라고 치켜세우던 스탈린주의자들의 논리가 완전히 파산했음을 보여 준다. 무엇보다, 이런 관점으로는 제국주의에 맞서 효과적으로 싸울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스탈린주의자들이 이런 함정에 빠진 것은 미국만을 제국주의로 보고 ‘적의 적은 우리 편’이라며 미국과 갈등 관계에 있는 세력을 모두 반제국주의 세력이라고 보는 낡은 진영 논리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마르크스주의
시리아는 제국주의 국가는 아니지만 제국주의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 제국주의 질서 속에서 자신의 이득을 최대화하려는 목적으로 때로는 미국·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척하고 때로는 협력한다.
마르크스주의 관점으로 볼 때 제국주의는 특정한 강대국 하나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제국주의는 자본들의 경제적 경쟁과 국가들의 지정학적 경쟁이 결합되는 가장 최근의 자본주의 체제를 가리킨다. 따라서 제국주의에 맞서는 진정한 힘은 아래로부터의 노동계급 투쟁에서 나온다.
이런 관점에서 〈노동자 연대〉는 시리아 혁명을 처음부터 지지했다. 그리고 11개월 전 미국이 시리아를 폭격하려 했을 때도 그것이 시리아 혁명에 훼방을 놓는 것을 막기 위해 그것을 반대했었다.
이렇듯 제국주의를 올바로 규정하고 아래로부터의 투쟁을 지지할 때만, 시리아 정권이 미국과 협잡하는 것에 혼란을 겪지 않으면서 미국의 중동 개입을 반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