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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정치적 민주주의 촉구 운동이 전진하고 있다

오늘날 이집트 정부는 이집트 혁명 이전의 독재정권 하에서 핵심 군수뇌부 일원이었던 엘 시시가 이끌고 있다. 이집트 군부 정권은 2011년 이집트 혁명으로 터져나온 노동자·민중의 열망을 꺾고 이들의 급진화를 막으려고 혈안이 돼 있다.

엘 시시는 지난해 7월, 혁명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무슬림형제단에게서 권력을 빼앗은 뒤 곧바로 대규모 탄압을 자행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8월 무슬림형제단 지지 시위를 벌이던 수천 명을 백주대낮에 학살한 것이다. 최근 국제 인권감시 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그 학살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것이었으며 중국의 톈안먼 항쟁 진압보다 더 잔혹했다고 밝혔다.

엘 시시는 단지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만 탄압하지 않는다. 기층에서 혁명 운동을 주도했던 핵심 세속 활동가들도 탄압받는다. 엘 시시가 노동자·민중을 기만한 결과로 집권했고 이집트를 혁명 이전으로 되돌리려 한다는 사실을 그들이 들춰내기 때문이다.

지금 이집트의 혁명가들은 무슬림형제단도 엘 시시도 아닌 대안을 제시하고, 국가 탄압으로부터 혁명 운동의 중핵을 지키기 위해 악조건 속에서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시위금지법'을 반대하는 운동이다. 지난해 말 공포 분위기 속에서 선포된 이 법은 사실상 모든 반정부 시위를 금지시키고 이를 어기면 터무니없는 중형을 선고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반정부 블로거 알라 압델 파타는 '민간인의 군사법정 회부 반대' 시위를 벌였다고 해서 무려 15년 형을 선고받았다. 혁명적사회주의자단체(RS) 회원이자 노동운동 변호사인 마히누르 엘마스리는 활동가를 살해한 경찰 폭력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했다는 이유로 징역 2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밖에도 수천 명이 감옥에 갇혔다.

이처럼 정치적 의도가 명백한 국가 탄압에 맞서 이집트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이집트 시위금지법에 반대하는 운동이 벌어졌다. 이집트 활동가들의 호소에 응답해 한국을 포함해 그리스,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아르헨티나, 아일랜드 등지에서 이집트 정부를 규탄하는 항의집회가 열렸다.

이런 시위금지법 반대 운동은 작지만 중요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5일, 알라 압델 파타의 보석 요청이 받아들여졌다. 그동안 재판부는 보석 신청을 거부해 왔지만, 판사는 검찰의 증거가 빈약함을 지적하고 보석 요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국내외 관심이 집중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는지 자신은 더 이상 이 사건을 심리하지 않겠다며 다른 법정으로 옮겼다. 7월에는 엘마스리에 대한 선고가 징역 6개월 형으로 감형되기도 했다. 최근 군부 정권은 비판 여론을 의식해 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런 성과는 엘 시시가 결코 무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준다. 엄혹한 시기에 혁명가들을 방어하는 일은 이집트 혁명이 또다시 전진하려 할 때를 대비하는 데 중요하다.

지금 엘 시시는 경제 위기 때문에 대대적 긴축을 자행해야 하는 처지이다. 최근 그는 긴축 정책의 일환으로 연료 가격을 64퍼센트 인상했고 그 때문에 노동자·서민의 불만이 커졌다. 이런 불만이 누적되면 투쟁이 다시금 폭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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